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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해의 상자

처음 그대로 아직 그대로 있네

by 바보


작년 보관하던 습작 노트 대부분을 창고 책꽂이 침대밑 등등에서 찾아 정리하고 없애다 우연히 보게된 상자에서 지울수 없는 기억을 봤습니다

언젠가는 태워 없어지겠지만 그냥 지금은 못본척 모른척해야할 것 같습니다

잘못하면 또 한동안 시달리거든요

그래도 메모라도 남겨 놓으려고 웃기는 맘에ㅎㅎㅎ

수채화 물감이면 더 정감이 났을텐데 아쉽네요 모든 이미지는 다음과 네이버 출처입니다



다방안의 누나들이 목표다

꺼벙한 샌님들의 무게 잡은 얼굴이 웃기지만

커피 한잔 성탄절분위기 돋우는 캐롤이면

언제나 오케이였지


입구 경비병 멍든 눈과 마주치면 안된다

마담언니 쌍화차 장전하고 치맛바람 날릴때

교복 위에 앨범 껴안고 누나와 눈맞춤이면

밤새만든 카드 한장의 사랑 요정이었지


추억을 정리하며 발견한 안해의 낡은 상자

살짝 열어보다 얼음

낯익은 40년전 물감 카드한장 누런 편지들

처음 그대로 아직 그대로 있네


아무도 모르게 원위치해야한다

미안하고 고맙고 까닭없는 성질이 날때

그때 그 누나들 상자에도 내 안해의 마음처럼 있을

물감카드 한장이 왠지 부끄럽고 찡허네



2020-3-12 제발저린 도둑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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