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살때 시골떠나 서울 종로 도렴동에서 형과처음 자취를 시작해서 안가본 동네없이 지금까지 서울서 살았으니 고향이라고 하기에는 거의 기억이 없는것 같지만 아주 짧고 강력한 기억들이 남아있는것 같습니다
언젠간 넉넉한 마음이 생기면 나름 돌아가 생활할 꺼리도 생각해 놓고 있었고 말입니다
근데 지금 가지고 있는것들을 버리고 다시 돌아가 새로 시작할 용기가 사라진것 같습니다
한두달은 당장 좋을지 몰라도 쉽지 않다고 반대도 심하고 이유도 타당한점도 많고 말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식들과 마눌님 반대를 이길수가 없는것이 핑계라면 핑계지만 오늘은 어제부터 계속 이제 시골집 가서 사는것은 애시당초 글렀지하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ㅎㅎ
거짓말같은 사실입니다
마당도 없고 나무도 아니지만 그나마 대문은 제일 비슷하네요
앞뒤엔 산 얕고 맑은 시냇물 흐르는 곳
작은 싸리대문 대신 낮은 파란 나무문 반기는
진입로 얕은 주먹돌 사이 잔디 푸른
복숭아낭구 감나무 탱자나무 밤나무 까치 쉬는곳
시골 한갖진 자리 이장집 멀리 있는 시골집
한평생 살아온 번잡한 도시생활 벗어나
할배 기침소리 나던 사랑방엔 물감냄새 물들이고
이층없는 촌스런 우리집에 밥딜런 초대하고픈
닭장대신 마당 한구석 달구지 그리운곳
언젠간 돌아갈 준비 마친 그곳이 이젠 너무 멀다
장은 멀고 병원은 한나절 읍내도 십리길
외로움 동무삼아 몸이 바빠야 여유로울수 있는
좋은 공기 불편한 행복보다 편안한 얼굴이 좋아
버리기 쉽지 않은 지금의 소소한 즐거움
꿈속의 귀향은 용기 없어 아주공갈염소똥이네
2021-5-31 오월의 마지막 날 로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