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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큰소리 Dec 01. 2021

낙숫물

가로등과 노란 낙엽이 만든 순정만화처럼요


빗소리를 참 좋아하는데 오늘 유난히 편안하네요

옛날 충청도 암자에서 문지방 넘어 듣던 빗소리가 생각나서 적어봅니다




조용함이 노래하는 소리 들리는 밤이예요

비릿한 물감 냄새도 나는것 같아요

바탕색으로는 살짝 짝 맞추기 어려울것 같지만

보이지 않는 별들이 마술을 부려서 괜찮아요

양철 처마끝 떨어지는 낙숫물에 노란 편지지처럼

겨울비 소리에 낭만을 섞었거든요

가로등과 노란 낙엽이 만든 순정만화처럼요


쉽게 잠들지 못하는 창너머 낙엽도 추운 밤이예요

아마도 낭만보다 사랑이 필요한것 같아요

투닥투닥 사랑 구르는 소리를 느끼고 싶은가봐요

손톱만큼 코딱지만큼 외로워 내밀면

옛날 앞마당에 서서 손등 적시던 따듯한 비처럼

잠시 쉬어가라 손잡아 주던 낙숫물 소리거든요

따듯한 우리 할매 손처럼 말이예요



                     2021-11-30  11월  마지막날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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