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세상살이

액땜 생활치료센타 입소중입니다 7

세상살이 - 97

by 바보


전파 차단이 목적인 격리라면 조심하고 조심해야 하겠지만 조심 한다고 될일이 아닌것 같습니다


저희집에서는 이젠 그냥 편한한 마음을 가지고 재미있게 살자고 해야겠습니다

잠시 귀찮은것 때문에 정작 중요한 가족간 대화도 웃음도 심지어 싸움도 하나 없으니까요

정말 중요한것을 잃을것 같다는 생각이 두렵네요

행복하지는 못해도 지루해서는 용납이 안될것 같습니다

어째 입이 쓰고 목이 칼칼한것 같습니다

예전에 애들이랑 저러다가 정말 뒤지게 혼난 기억이 나네요



2월 10일 구일째


아침 막내에게서 문자를 받았습니다

출근중이고 음성이라 합니다

근데 엄마는 안오고 혼자만 문자가 왔다 합니다

불길한 기분은 영락없이 맞는것 같습니다

제 안해도 양성이랍니다


이건 사다리 타기 놀이도 아니고 완전히 줄줄이 사탕처럼 차례로 큰애 저 집사람 굴비엮듯이 엮여 코로나 찜이 되고 있는것 같습니다

큰애는 큰애대로 여직까지 한마디 없이 속으로만 앓던애가 자기 때문에 우리 가족 다 걸렸다고 자책을 하고 안해는 안해대로 막내 걱정을 하고 벌써 수선을 떨고 있습니다

정말 환장할 노릇이지만 마음을 가라앉히려 부러 답장없이 천장을 보고 잠시 누웠다 일어납니다

가족 카톡에 저는 또 강한척을 해야할것 같습니다


어짜피 벌어진 일인데 뭘 걱정할 필요는 없을것 같고 어쩌면 차라리 잘된일일지도 모릅니다

지금 당장 어렵고 귀찮지 큰 병치례를 하는것도 아니고 저절로 완치되면 되래 육개월은 안심하고 다녀도 항체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을 거꾸로 해보자고 합니다


막내에겐 미안하고 어떻게보면 또 신기한 일입니다

입방정인지 모르지만 언니라랑은 같이 한방에서 같이 자고 제가 입소후 한방에서 엄마와 같이 자고 먹고 쓰고 했는데 엄마도 언니도 나도 양성인데 세번에 걸쳐 똑같이 생활하고도 이상이 없다는게 말입니다

나이 서른둘에 사십키로 좀 넘고 초딩때부터 오직 우유만 먹고 사는 소문난 특이체질이라 걱정이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면 우리가 모르는 어떤 항체를 보유했을지도 모릅니다


무튼 가족들에게 그랬습니다

누구 잘못도 아닌데 왜 우리가 걱정하고 실망하고 있어야 하냐고 말입니다

솔직히 조금 귀찮은 일이지만 긍정적인 면도 분명 있다고 말입니다 또 사실이고요


Tip 가족이 제일 중요하고 먼저입니다

걱정 근심때문에 더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지

마십시요 - 즐거우면 병도 없는것 같습니다


소독을 끝내고 환기를 끝낸 공부방을 정리하고 막내를 공부방에서 출퇴근 시키고 큰애가 내일부로 격리 해지가되면 8일간 혼자 자가 격리하던 방을 소독하고 비워 하루이틀 환기시키고 그동안 옷방 캐리어를 한쪽으로 밀어 정리하고 임시로 제가 12일 아침 퇴소할때까지 지내면 제가 집에서 감당할수 있을것 같아 문자로 안해에게 미안하고 미안하지만 조심스레 일머리를 먼저 부탁합니다


끝으로 안해의 생각을 물어보니 자가 격리든 입소든 상관 없지만 자기는 막내때문이라도 그냥 입소가 마음 편할것 같다 하지만 지침이 바뀌면서 입소에 관한 정보를 구할수없어 확정할수 없으니 만약 전화오면 입소에 관해서 물어는 보고 어짜피 네명중 세명이 걸렸고 두명이 완치 단계라면 그냥 집에서 하자고 했습니다

안해가 다니는 유치원도 돌보아준 아이들 졸업식을 못가는게 좀 그렇지만 시간을 두고 신학기때 다시 나가는게 그게 맞고 옳은일 같다고 설득 했고요

다만 가라하지 않겠지만 막내에게 물어보고 하자고 했고 말입니다


안해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자가격리밖에 선택의 여지조차 없더랍니다

70세 이상과 지병이 없으면 생활 치료센터 입소는 거의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내온 앱의 선택 조건이 그렇다는것 같습니다

제가 직접 겪으며 속사정을 알고나니 씁쓸합니다

선택의 여지없이 본인의 사정이나 조건들은 아무런 고려사항이 아닌것 같다는 사실이 그렇습니다

이미 담당자들은 이런 흐름을 미리 알고 있었을것 같고 그렇기에 그런 대응을 한것 같습니다

어짜피 자가 격리를 생각했지만 물어보고 알아보고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물어본거지만

다시 생각해도 이건 아닌것 같습니다


무튼 다시 사다리 게임은 끝나지 않아 연장전까지 치뤄야 될것 같습니다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12일 퇴소를 위해 1차 짐 정리를 하고 소독해 미리 보관을 준비합니다

막내도 회사에서 재택 근무를 하라했다는데 맥인가 뭔가를 회사에서 가져와야 한다고 합니다

미리 방배정과 쓸 물건들을 정리해둔게 도움이 될것도 같습니다만 마음만 급하지 방법이 없습니다



2월 11일 열흘째


땀을 흘리며 자서 그런지 몸이나 목이 어제보다 한결 부드럽습니다

내일이면 나간다는 생각에 조금 들뜨면서도 어째 불안하기도 합니다

과연 가족이나 남에게 전파 시키지 않을만큼 내가 치료는 된걸까 하는 의문 때문이지요

입소후 한일이라고는 약도없이 먹고 자고 한일밖에 없기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무튼

10시가 되자 담당 의사로부터 간단한 전화 문진을 받고 내일 퇴소하라는 전달을 받았습니다

처음 안내서에 있던것처럼 발병 오일이 지나면 바이러스가 거의 소멸 단계에 이르른다고는 하지만 몸에 붙어있는 바이러스가 남아있을수 있다는 말만 주의를 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것도 같습니다

외출 후 손 잘 닦고 목 가글 잘하고 문앞에서 소독하고 들어가라는 말이 왜 중요한지 알겠습니다


막내 남친의 엄마에 이어 남동생도 양성을 통보 받았다는 문자를 받고 보니 그집도 네명중 세명이 사다리 게임을 하면서 차례로 찜당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우리집만 발병자가 많으면 혹시라도 우리 막내가 그집 아들에게 옮겨 집안 시끄럽게 만들었다는 오해 아닌 오해를 받을까 속으로 순간적인 생각이 들었거든요

혹시라도 그렇다면 될 일도 안되겠지만 여식 가진 부모 마음이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것 같습니다

그렇게 변하는 세상에 맞추려고 노력을 하면서 사는 사람이라고 자부하며 살았는데 제 머리속엔 아직도 옛날 고리짝 구시대적 유물을 가진 사람이 맞는 모양입니다

금새 생각을 지워버리고 안부전화를 안 했다면 안부전화 드리라고 모른척하고 맙니다


저녁 식사가 올 시간이되자 밖이 소란합니다

같이 들어온 옆방 젊은 청춘은 어째 조용합니다

그리고 이상합니다

분명 같이왔는데 사람이 바뀌었는지 저는 퇴소용 박스와 방역용 옷 등이 문앞에 없습니다

내일보면 알겠지요

앞에는 분명 어제 퇴소를 했는데 문앞 식탁에 밥이 놓여 있는걸보니 누가 들어온 모양입니다

그방 확진자는 분명 삼일만에 바뀌었었고 사람들이 안들어오는줄 알았는데 그래도 입소는 있는 모양입니다

그래도 빈방이 무려 보이는곳만 여섯 곳 이상이 비어있는걸로 보아 분명 무엇인가 바뀌고 있는것 같습니다

생각을 접고 박스를 만들고 정리를 해둡니다


앞방에 들어온 분이 연세가 많으신 모양입니다

아까도 직원들이 와서 소란스럽길래 설마했는데 또 직원이 올라와서 식사를 안들여가니까 방문을 두드리며 확인 하는 소리를 들었거든요

변한 방역 지침처럼 경증 위주 격리 위주 입소에서 자가 격리로 바뀌면서 70세이상이나 기저질환자 위주 입소로 바뀐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갑니다

분명한것 같습니다

순간 내 생각이 옳다면 여기 근무 직원들이 무척 고생하겠다는 생각이 들고 혼자 생활하는 곳이지만 여기도 이젠 만만치 않겠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내일 퇴소하면 방역 지침도 수없이 변하고 수시로 알고있는 정보가 골동품이 되고 있지만 얘 다르고 쟤 다른 정보고 말이라도 나름 정확이 바뀐 정보로 요약해 마무리 하려합니다

아직 저도 집사람도 큰애도 확실히 격리해제도 아니고 ING이라 그렇고 계속 업그레이드된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할것 같기 때문입니다



2022-2-11 생활치료센타 9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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