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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큰소리 Jun 22. 2022

고아

말라버린 눈물이 땀대신 흠뻑 젖어서겠지


사남매중 맏이인 안해는 이제 고아가 되었습니다

장지에서는 둘째네가 급성심근경색으로 병원에 실려가 마지막도 못뵈었지만 천운이라 합니다

황토흙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자식들에게 선물을 주고 가신거겠지요

정말 힘든 달을 보내는것 같습니다

그래도 ....

빨리 일상을 회복해야 할것 같습니다

모든 이미지는 다음 출처입니다



오뉴월 더위가 상가집 개처럼 헐떡인다

무덤가 잔디 자리 잡기도 전에

파 헤쳐진 흙더미 마저 부드러운 까닭은

말라버린 눈물이 땀대신 흠뻑 젖어서겠지

간밤에 술한잔 안주대신 향 냄새 국화 잎새기

향기에 취해 익숙함에 취해 눈물도 없다

저  따가운 햇볕 원망스러울 뿐

남은 정 끊으려

가빠진 호흡 노란 얼굴 진땀 흘리며 쓰러진 자식

수도 없는 무덤들이 오히려 정신 차리라

깊은 산골짜기 메아리 친다

산사람 살아야지 손길도 바쁘다

때아닌 앰브런스 정신 사나워도 미련이었던가

던져 넣은 국화 한송이 삽 한술

없을줄 알았던 눈물이 다시 생겨나 진을 뺀다

자식들 고생시키지 말라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가시는길도 두분이서 손 꼭 잡고 가셨으니

평생 그리던 고향 북청 땅 원없이 밟으시고

편히 쉬셔야겠지

이젠 울 힘마저 없다 그래도 한마디

감사합니다 아버지

그냥 감사합니다 아버지



                                 2022-6-19  무덤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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