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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큰소리 Jun 23. 2022

반디별이


안해를 챙겨야할 것 같습니다

아버지도 그래라 하실것 같습니다

별이되신 소년 손에 평생 들린 영어사전처럼 못 잊으시던 반디별이처럼 자유롭게 말입니다




배고픔도 잊고 하루를 잔 까닭은

마른것 같은 눈물이 베갯잇을 적셨기 때문이지

아무 눈치볼것 없으니까

안해의 눈물보다 더 슬프면 안되니까 말이지

오늘 지나고 내일이면 좀 다를까 하늘을 봐도

벌써 그립네

누군 더 하겠지

우리 아버지 가신지 이미 스무해

동향친구 사돈 되어 아들 하나 더 얻었다더니

차진 잔소리만 남겨두고

이젠 됐다며 사돈 친구 찾아 가셨네

우리 아버지 안해의 아버지 두 아버지

자식들 없어도 거기 고향땅 평상에 앉아

개다리 소반 탁빼기 한잔 친구끼리

지천에 흔하다던 반디별이 그리움이 만나겠지

아직도 고향땅 거기에는 남아 있을거야

그래 보내드려야지

소주한병 북어보다 쌔무치 새무치

병상에 누워서도 찾던 빵 원없이 드시라고

이제는 주인 잃은 빵 자식들만 먹을 

종류별로 사고 사고 또 사도 모자라

하루해를 보낸다

안해의 눈물을 못본척 지우며 또 하루를 보낸다

삼오든 삼우든 내일 지나면 눈물도 마를거야

잊혀지겠지

평생 자식 기르고 가르치며 남은 집 한칸

 모르는 동생들은 벌써 상속 계산 바쁜데

알기는 하는지 몰라도 이마저 지나면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잊혀지겠지

이미 알고도 모르시겠지

근데 벌써 그립다



                               2022-6-21  미음을 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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