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가을 소풍

봄소풍 기억일랑 이젠 지워야지

by 바보


사춘기 오춘기 다 지났는데 육춘기도 있나 봅니다

되게 오래가는 육춘기지만 끝이 있겠지요

아마 조금 더 솔직해지려나 하기도 하고요


아직도 골통끼 충만하지만 봄 소풍은 내멋대로 지냈으니 이제는 조금은 변해야 할것 같습니다

아니 어느 시인의 말처럼 다가오는 가을엔 정말 소풍다운 소풍을 가야할것 같습니다

몇명 안남은 변치않은 내 친구들과 가족들을 위해서 아니 나를 위해서 말입니다

연식이 안된 분들은 대문이나 이 사진처럼 재미 없을지 모릅니다만 그래도 얘네들도 2학기가 있답니다



후회없다 했는데 짜증스런 이유가 묻는다

올곧은 마음에 동복의 욕심이 뺨을 치는 이유를

만족한다 했는데 외로움이 대박이다

등돌린 배부름의 웃음을 보니 헛산것도 찐 맞다

아직 믿어주는 내새끼들 보면 됐구나 싶다가도

못난 자존심 하릴없이 하늘을 본다

아직까지도 하늘만 보고있다


내가 본 하늘은 언제나 소풍날처럼 맑았지만

또 언제나 그 맑은 하늘은 돌아서 뒷통수를 쳤지

비 내리는 천둥번개 온몸을 적시면

하늘은 더 맑다고 유혹하면서 달달하게 꼬셨지

그럼 언제나 바보같은 돈키호테 잘도 속았지

내일은 맑은 하늘을 볼거라고 믿는

늙지 않는 동화속 주인공처럼 말이지


이제 한걸음 멈춰서서 살짝 아주 살짝 뒤 돌아보니

산쵸도 없이 애써 외면하는 똑똑한 세상만 있고

듣는 이 없이 나 혼자만 떠들고 있었네

겉으론 아니다 하면서도 내부모 보내고 나니

온통 거짓말

잘한것 하나 없이 모두 다 후회뿐이네

육십갑자 새 인생 봄소풍 기억일랑 이젠 지워야지


잘못하면 중 늙은이 넋두리라 할지라도

묻을건 묻고 지울건 지워야 새 그림을 그릴수 있어

바뀐것 있을까 아무리 물어봐도

상처만 깊고 옳다 그르다 대답이 없네

부정하고 싶어도 되 돌릴 수 없는 시간의 역린들

이제야 철 든건지 망녕 난건지 모르겠지만

다신 갈 가을엔 소풍을 떠나야겠다


다 떠난 지금도 내곁에 걷고 있는 바보들

후회만 짹소리 못하고 남았지만

가을비 또 올지 모를 이번 소풍 또 후회하더라도

우산 받쳐 쓰고서 뛰지만 말고 걸어서

단풍 든 하늘보러 소풍을 가자

똑같은 하늘 비오면 다르겠지만 그래도 가자

쓸데없는 공염불 뒤로하고 갚으며 살러



2022-8-4 49제 추모원에서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