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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기 소풍 연습
안되는 헛짓거리 지난 오십년 봄소풍 후횔랑 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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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Aug 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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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갑자기 봇짐을 싸고있는 나를 보네요
불현듯 눈은 아니지만 가보고 싶어서 말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내맘대로 짧은 소풍입니다
겨울이 어서 왔으면 좋겠습니다
개나리 봇짐 달랑 들쳐맨 악동 머리 쥐 날때
버스 터미널 들어서 줄이 제일 짧은 곳
참 멀리도 있는 낯선 이름이 거기 있었지
머리털나고 처음 도망치는 곳
화랑은 개코나 어여 떠나고만 싶었지
택시는 물론 없는데 집채만한 버스 아무도없어
꼭 나같네 그냥 타버렸더니 선물처럼
반쯤 언 호숫가 팔다리 묶여있는 오리새끼들
더럽게 춥겠네 했는데 신기하게 이뻤지
온통 하얀 도화지 엽서처럼 너무 편했지
벽돌담 돌계단 깨진 기왓장 홀린듯
무릎까지 오는 눈사이 날리는 눈 참 시원했지
얼어버린 발가락 농구화에 쓸려 아플때 요술처럼
쓸데없이 넓은 저멀리 푸줏간도 아닌 붉은 불빛
떠나버린 그 버스 다시 돌아와 주었지
오십년전쯤 악동 손에 목검대신 붓 선물했던곳
이 겨울
눈위에
봄소풍 이야기 해주던곳
돌계단 솟을대문 세월 묵은때 찌들어 검푸러도
불퉁불퉁 험해진 나이테 안보여도 좋으니
오십년지기 마다않고 왔다가라
부르고
있는곳
지기는 변치 않아도 이참엔 갑자가 변해야겠지
봇짐대신 배낭 둘러매고
뛰지말고
천천히
세상살이 구경하며 다가올 가을 단풍 맞아야겠지
봄소풍 도화지 위 나무 단풍에 눈꽃 얹어
가을소풍 그림 새롭게 그려야겠지
오십년 지기 아무렇지않게 말하는것 같네
까불지말고 어여와 쉬다가 가라고
후회도 해본놈이나 하는거지 후회는 개뿔
안되는 헛짓거리 지난 오십년 봄소풍 후횔랑 잊고
이학기 소풍이나 제대로 준비하라고
어짜피 갈거라면 진짜 소풍처럼 가라고 말이지
후회한것 만큼 딱 그만큼만 새로 말이지
2022-8-6 여행가방을 챙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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