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에게는 비밀 입니다

나만의 전쟁

by 바보

소리 없는 전쟁입니다

더운 걸 보니 여름이란 소리가 나오겠습니다

조금만 일찍 밖으로 나가야 겠습니다

다리가 아픈 것 보다 아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괜한 눈치 아닌 눈치가 보입니다


아무일도 없었던 것 처럼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야 겠습니다

무엇보다도 더 열심히 해야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아는 사람을 만나면 어색해서가 아닙니다

그 이유는 비밀입니다


내일도 아침부터 더 죽어라고 걸어야 합니다

지금도 저는 다리로 걷는 내 모습만 보고도

슬픈 눈에 눈물 고인 눈으로 웃음짓는 딸 들인데 나중에 목발 없이

절둑이는 모습에 얼마나 울까요?

나는 그런 꼴을 볼 자신이 없습니다


나만의 전쟁 입니다

누가 그러더라고요 늙어가는 모습이 얼굴에 다

나타나 있으니까 곱게 늙어야 한다고요

근데 난 곱게 늙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냥 제대로 아니 덜 절둑만 거렸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딸들과 나란히 걸을 수 있어야 하니까요


그렇지 않아도 눈물이 날까 벌써 걱정인데

좋은날 우리 고운 딸들 눈에 눈물 나면 안됩니다

그래서 다리가 조금이라도 덜 절둑이도록

더 많이 걷고 또 걸어야 합니다

우리 딸들 손잡고 식장을 걸어 갈 수 있어야 합니다

나란히 웨딩송에 맞춰 걸어가야 합니다

다른 아빠들 같이 우리 딸들을 보내야 합니다


눈물 고인 기쁜 눈으로 우리 딸들을 보낼 겁니다

그때까지는 우리 딸들에게는 비밀 입니다

아직은 조금은 시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걸어야 합니다

덥습니다....비라도 시원하게 와주면 좋겠습니다

잘 커준 딸들이 고마운 저녁 입니다


-바람이라도 불어 줬으면 하는 저녁에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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