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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Mar 28. 2023

직무분석표와 KPI 그리고 취업 첫 3개월의 힘

회사에서 살아남고 성공하기

Photo by Daniel Chekalov on Unsplash


23년을 월급쟁이로 살았었지만 임원으로 퇴직하기까지 팀장 직책이었던 시기가 70%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성장하는 벤처기업에서는 늘 사람이 부족하니 조금이라도 경력이 있는 사람이 팀장을 맡게 되는 경향이 크죠. 또한 팀장이라면 매주 면접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채용과 인사는 아주 중요한 업무거든요. 그렇게 경험한 몇 가지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입사 후 첫 3개월은 가장 집중해서 최선의 노력으로 일해야 합니다. 이건 신입이나 경력이나 마찬가지인데요, 자신에 대한 평판이 결정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첫 3개월 동안에는 이 조직의 신입이라는 하이패스가 주어지기 때문에 어느 누구에게나 질문을 던져도, 무식한 질문을 던져도 이해해 줍니다. 워라밸 절대 찾지 마세요. 야근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딱 3개월, 그동안은 이 회사에 대해서, 상품에 대해서, 업계에 대해서, 고객에 대해서 집중해서 지식을 습득하고 동료들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말고 어디에서나 날 주시하는 눈이 있다고 가정하고 일하시길 추천합니다.


Job Description(직무분석표), KPI(Key Performance Indicator) 이 두 가지는 입사하자마자부터 챙겨야 합니다. 내가 무엇을 담당해야 하는지, 내 업무는 무엇으로 평가받는지도 모르고 일을 시작하면 안 됩니다. 최대한 빨리 전임자든, 팀장이든을 졸라서 받아와야 합니다. 거기에 성장 방향에 대해 알고 있으면 더욱 좋습니다. 현재의 역할에서 1년의 경력을 쌓으면 어떤 추가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지, 3년의 경력이면 어떤 업무에 투입될 수 있을지 미리 알면 자신의 커리어 방향을 사전에 공부하고 준비할 수 있습니다.


일을 실제로 처리해 내는 것에 집중하세요. 월급을 주는 회사는 공부하라고 돈을 주는 것이 아닙니다. 업무가 나에게 떨어지면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기 위한 노력을 쏟아내야 합니다. 거기에 추가로 이 업무를 왜 하는지, 어떤 업무와 연계되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그러면 현재의 직장뿐만 아니라 미래에 이직을 할 때에도 아주 유리한 업무 경험 목록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단순히 엑셀작업이라고 이력서에 남는 것보다 월간 매출 결산 업무라고 기록하는 게 훨씬 보기 좋겠죠?


첫 3개월이 지나면 스스로 문제해결 능력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안 되는 것을 끙끙 앓고 있을 필요는 없지만, 직속 상사에게 물어보는 것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주변에 알아보고, 인터넷에 찾아보고, 동료에게 물어보고, 어떤 방법으로든 나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고도 풀리지 않으면 이제껏 시도하고 노력한 것과 다음 방책으로 생각한 두세 가지 안을 들고 직속 상사에게 물어보면 됩니다. 그냥 팀장에게 몽땅 가져오면 팀장보고 그 일을 해달라는 말인데 자기 업무를 못한다는 표시나 다름없죠.


퇴사의 1순위는 사내 인간관계 때문입니다. 그중에 최고는 자기 팀장이죠. 팀장이 좋은 경우보다 나쁜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그리고 인간은 좋지만 일은 못하는 팀장이 둘 다 잘하는 팀장보다 훨~씬 많습니다. 결국 내 팀장이 일도 잘하고 인간도 좋은 사람일 경우는 10%도 되지 않으니 그냥 감당하겠다고 생각하세요. 어디로 이직을 해도 꼴통보존의 법칙이라고, 어디든 꼴통은 존재합니다. 혹시나 그 10%에 당첨이 됐다면 최대한 그 사람과 오래 일하세요. 연봉이 조금 적어도, 출퇴근이 조금 멀어도, 직무 적합성이 정확히 맞지 않아도 그런 사람과 만나 경력 쌓을 기회는 정말 드뭅니다.


회사가 성장성이 있다면 퇴직보다는 다른 방법을 찾는 게 좋습니다. 업무를 바꾼다거나, 다른 팀으로 옮긴다거나, 내가 이 회사에서 달성하고 싶은, 또는 경험하고 싶은 업무에 집중하거나 하는 방식으로 말이죠. 1년 이상 회사에 재직했다면, 인사팀과 상의해서 다른 팀으로 보내달라고 말은 해볼 수 있습니다. 


회사가 내 인생의 전부가 되어선 안됩니다. 첫 3개월 이후에는 취미도 챙기고, 추가 공부거리도 만들어서 자기 계발을 시작해야 합니다. 작게 부업을 시작해 봐도 좋겠네요. 본래의 직장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는 이것저것 시도해 봐야 내가 무얼 잘하는지, 좋아하는지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아주 중요하죠. 작은 개인 챌린지를 시도해 보는 것도 좋고, 한 달에 2권 책 읽기에 도전하는 것도 권장합니다.


이직은 순간적인 감정으로 결정하는 게 아닙니다. 도저히 이대로는 내가 죽겠다고 느낀다면 3개월 이직 준비를 하고 이직을 하는 게 좋습니다. 더 좋은 기회가 올 수 있는데 지금 이 순간에 결정하는 것은 내 커리어에 손해입니다. 잡코리아나 사람인 같은 사이트에서 어떤 업종과 경력을 찾고 있는지 자주 검색해 보세요. 단, 집에서 해야 합니다. 회사는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기회를 더 주지 않으니까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그런데 그 역시 너무 돈과 연결 지으면 취미가 일이 되면서 행복하지 않죠. 그러니 내 씀씀이를 미리 줄여서 작은 돈으로도 여유 있게 일할 수 있는 직업을 찾는 것이 어찌 보면 내 행복을 위해 가장 좋은 준비이지 않을까 합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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