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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May 10. 2023

내 인생의 화력을 조절하기

4구 가스버너 인생 이론

Photo by KWON JUNHO on Unsplash              


얼마 전에 책을 읽다가 아주 맘에 드는 비유를 찾았습니다. 인생은 4구짜리 가스버너와 같다는 표현이었죠. 저는 개인적으로 인생은 4개 이상의 기둥으로 서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일, 가족, 친구, 건강, 명상(종교), 취미 등의 기둥이 굳게 서있어야 내가 흔들리지 않고 굳게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4구 가스버너 이론은 좀 더 디테일하게 각각의 화구를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이 더욱 명확한 비유 같아 보이더군요.


하지만 그 책에서 설명하는 슬픈 진실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를 들어 나의 4개의 화구가 가족, 친구, 건강, 일이라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 개의 화구는 완전히 꺼버려야 한다는 말이었죠. 거기에 아주 거대한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두 개의 화구를 꺼야 한다고 합니다. 사람의 삶에서 집중력과 시간의 한계는 당연하기에 그런 화두가 나오게 되었겠죠. 아프지만 정확한 표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럼, 어떤 화구에 불을 붙여야 할까요? 그리고 어떤 화구의 불을 꺼야 할까요? 결국에는 나 자신이 선택을 해야 합니다. 4개 중에서 한 개를 끄거나, 4개 모두를 약하게 틀어 놓거나, 가스에 한계를 지정해서 각 화구의 최대치를 제한하거나. 어쨌든, 인생은 거대한 상호교환, 즉 trade-off의 과정입니다. 유일한 자산인 나의 시간과 관심을 분배하는 선택의 프로세스라는 거죠.


이 팩트는 절대 변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걸 인정하고 내 인생을 바라보면 새로운 접근을 해볼 수가 있죠. 우리는 나의 인생에 시즌제를 도입할 수 있습니다. 4개 화구의 불을 조절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나인 이상, 평생 동안 동일한 화구에 동일한 화력을 부여할 필요가 없습니다. 특정한 인생 시기에 맞게 적절한 화력의 분배는 내 인생을 더욱 행복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어린아이 일 때 내 인생은 오직 가족과 친구들로 가득 차있습니다. 대학교를 가면 친구들과 미래의 직장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하겠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일이 가장 우선이 되고 그다음이 건강이나 친구들이 될 수 있습니다. 결혼을 하면 가족이 다시 가장 중요한 화력을 담당할 테고 가족을 부양하는 일에 집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이가 들어 아이들이 자라면 또다시 일에 더욱 집중하며 가족과 건강은 두 번째가 될지도 모릅니다. 은퇴의 시기가 오면 가족과 건강, 그리고 친구들이 그리워질지 모르겠네요.


이렇게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많은 시즌을 거치게 됩니다. 각자가 마주하는 상황에 따라서 변동의 여지는 크겠지만, 인생에는 여러 시즌이 존재하며, 그때마다 내가 집중해서 힘을 줘야 할 화력이 바뀌는 것, 트레이드오프의 비율이 변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됩니다. 선택은 나의 것이며, 내가 더 행복하고 내 가족이 더 행복한 방향으로 화력을 조정하면 됩니다.


이렇게 4개의 화구 이론은 삶의 무한한 트레이드오프에 대해 설명해 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되겠죠. 20대에 친구들에게 집중적으로 투자했다면 30대에는 다른 것에 내 시간과 관심을 투자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것도 완벽할 수는 없고 영원히 지속되는 것은 아니니, 그때마다 내 선택을 달리 하는 것도 아무 문제없습니다. 이런 변화를 거부할 필요도 당연히 없죠. 


자연은 계절, 즉 시즌이라는 것을 도입해 각각의 자연 속의 생물들이 충분한 성장과 변화를 거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우리 역시 자연의 일부로 이렇게 시즌을 도입해서 생각한다면 조금이라도 더 안심하고 변화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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