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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May 11. 2023

49살에 글쓰기 시작한 지 1년. 228개의 글

지난 일 년을 뒤돌아보며

Photo by Etienne Girardet on Unsplash


작년 5월 10일에 첫 글을 올렸으니 벌써 1년이 지났군요. 지난 일 년을 뒤돌아보면서 느꼈던 점들을 기록해보고자 합니다. 사실 저는 여러 번 블로그 쓰는 것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습니다. 네이버에서 15년 전에 첫째가 태어났을 때 몇 개월 시도했었고, 이후 몇 번을 중단했다가 다시 시작했다 했으며, 다른 블로그를 열어보기도 했습니다. 티스토리로 넘어가서도 시작했었는데 결국 6개월이 가장 오래 유지한 기록이었죠.


작년 5월에 새롭게 시작할 때는 얼룩소(alook.so)에서 시작했고, 10월에 브런치에도 같은 내용으로 글을 올리기 시작했죠. 얼룩소를 시작으로 삼은 이유는 글을 올리면 돈을 준다는 인센티브에 혹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저 같은 마이너 글쟁이는 한 달에 몇만 원 꼴이라 금액보다는 그래도 뭔가 받으니 계속 글을 쓰게 만드는 원동력으로 삼았던 것 같습니다. 


얼룩소는 현재 충분한 독자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확실히 네이버와 카카오가 존재하는 대한민국에서는 특정 니치라 할지라도 제대로 성장하긴 어렵겠죠. 약간 아쉬운 것은 이미 올린 몇 개월어치의 초반기 글은 브런치에 다시 올리기는 어색한? 귀찮은? 상황이라는 거겠지요. 가장 처음 적은 글은 드디어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글이었고, 초반에 그나마 뷰가 있던 글은 40대는 무엇을 시작해야 하는가였습니다. 


브런치에 등록하기 시작한 것은 내 글이 조금 더 많은 사람에게 읽히길 원해서였습니다. 태생적으로 아싸라 그런지 네이버 포스트에 쓰는 건 왠지 끌리지 않더군요. 브런치에도 꾸준히 글을 올리다가 지난 3월 말에 올린 글 한 개가 포탈에 노출되었는지 갑자기 37만 뷰를 달성했습니다. 흥미롭긴 한데, 악플도 달리는 걸 보니 그다지 좋은 기분은 아니었죠. 다른 글쓰기 플랫폼도 여럿 있기는 하기에 한 번쯤 둘러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산님의 글에서 몇 가지 소개하고 있네요. 여하튼 얼룩소와 브런치 두 곳 모두 저는 만족스럽게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초반에는 매일 글을 쓰지는 못하고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올렸던 것 같습니다. 차츰 익숙해지면서 평일에는 매일 글을 한 개씩 올리고 있습니다. 제가 구독하고 있는 어떤 분은 하루에도 여러 개의 글을 올리시던데 정말 모두 새로 쓰시는 것인지 과거의 자신의 글 모음에서 올리시는지는 모르겠으나 대단하시더군요. 제가 추천하고 싶은 것은 주말도 포함해서 매일 글을 한편씩 올리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세 자녀의 아빠라 그런지 주말에 애들이 모두 집에 있으면 전쟁터라서 주말 글쓰기는 못하고 있다는 소소한 핑계를 대봅니다. 하지만 진짜 습관으로 정착시키고자 한다면 매일 동일한 시간대에 글 쓰는 습관은 무척 소중한 루틴이 되겠죠.


글쓰기를 할 때 내 글과 어울리는 사진을 찾는 것도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저는 무료 사진 사이트인 unsplash.com을 주로 사용합니다. 비상업적인 곳에 쓰일 때는 출처만 밝혀도 되는 사진들이라 마음이 편합니다. 사진을 정 찾을 수 없을 때는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들어가서 직접 사진이나 그림을 만드는 것도 종종 사용합니다. 더 많은 방법을 시도해 보고 싶은 부분입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내 머릿속의 생각들을 조금 더 일목요연하게 표출하고 생각을 가다듬을 방법이 된다는 점에서 무척 긍정적인 습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여러 방법과 방식으로 발전할 수 있지만 글쓰기는 그중에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죠. 게다가 요즘은 펜을 직접 잡고 쓰는 것보다 월등히 편리한 자판을 치는 것으로 글쓰기를 하고 언제든 대대적인 수정 보완을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저는 1년 전에 얼마큼 오랫동안 글을 쓸 수 있을지 몰랐습니다. 일단 시작하자, 그리고 매일 도전해 보는 거야 라는 수준으로 시작했습니다. 제가 200편이 넘는 글을 쓸 수 있으리라 생각도 못했습니다. 무척 기분이 좋고, 이제는 평생 글을 계속 누적시켜 갈 거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아주 기쁘고 즐거운 습관이 완전히 안착한 것 같아서 가끔 아내와 아이들에게 자랑할 때도 있습니다. ㅎㅎ


처음에는 글을 쓰는 목표를 거창하게 잡지 않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매일 쓰는 것 자체에 익숙해지면 더 좋은 글을 쓰고 싶을 것이니 자연히 더 조사하고 알아볼 기회가 생기겠죠. 글을 쓰는 것으로 돈을 많이 벌고 싶다면 사실 에세이 류가 아니라 팔리는 글을 써야 합니다. 소설이나 웹소설 같은 종류를 말하죠. 그리고 진짜 글로 돈을 벌려면 영어로 써야 합니다. 영문으로 이뤄진 글의 시장이 한글로 이뤄진 글의 시장보다 월등히 크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건 정말 왠간한 능력자가 아니고서야 시도하기 어려운 일이긴 합니다. 


하지만 길게 보면 어떨까요? 내 남은 생에 영어로 된 책 한 권 내보고 싶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하루에 30분씩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10년이면 한번 해볼 만하지 않을까요? 이것이 아니더라도, 매일 30분씩 10년을 투자하면 못 이룰 게 그리 많지 않을 것 같지 않나요? 이렇게 나만의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매일매일이 조금 더 행복할 것 같습니다. 


이상은 아직도 글 초보인 사람의 1년 글쓰기 소감이었습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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