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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Nov 08. 2022

자녀들에게 인정받는 최고의 비결

잘 듣기

경청의 비결 - Photo by Brooke Cagle on Unsplash

자녀들과의 대화는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초등 저학년의 시기까지는 어른의 입장에서 가르치려는 행동이 종종 들어맞지만, 사실 10살이 넘어가면서부터는 독립된 존재로 인정하고 대화를 해야 하는데 이미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자녀를 교육시킬 대상으로 인식해 왔기 때문에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득 최근의 아이들과의 대화에서 변화된 점 두 가지가 우리의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바로 경청과 공감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화를 할 때 공감을 하기보다는 들은 사실에 대해 판단하고 내가 답할 말을 찾는데 집중합니다. 아마도 모든 사람은 다 자기 자신이 더 중요하기에 자신이 할 말이 우선이라는 심리가 작용하는 거겠지요. 내가 답을 알아. 빨리 그 답을 말해주고 싶어!라고 마음속으로 소리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화의 와중에 내가 말할 타이밍만 찾고 있다면 과연 그 대화에서 상대방을 존중하고 있는 걸까요? 당연히 상대에게 충분한 집중을 하고 있지 못할 것이며 뉘앙스의 차이라든가 바디랭귀지의 변화도 알아채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적극적인 경청은 상대방과 대화할 때 무척 긍정적인 관계를 보장하는 것 같습니다. 상대가 이야기할 때 집중해서 듣고, 들은 것을 재구성하고 반복해서 말하며, 내 판단과 조언이나 의견을 내지 않는 것을 의미하죠. 이런 방식의 대화는 상대가 감정적으로 화가 나 있거나 슬플 때 더욱 효과가 높습니다.


세 아이의 아빠로서 공감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걸 인정합니다. 회사에서도 개인적으로 그다지 배려나 공감이 넘치는 사람이 아니었음을 고백합니다. 하지만 그런 상태의 제가 변할 수 있었던 방법은 사실 비밀스러운 사고방식의 전환이 있었죠.


경청 스킬과 공감 스킬의 숙련도를 올린다는 개념으로 접근한 겁니다. 자연스럽게 공감 능력과 경청 능력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으나 저는 그런 건 없거든요. 아이와 대화를 시작하면 그래서 경청 스킬을 올릴 기회다!라고 생각해버리는 거죠.


아이가 숙제가 너무 많다고 불평하면 라테는 말이야 공격을 하지 않고 아이가 더 할 말이 없을 때까지 들어줍니다. 물론 네가 지금 하는 수준은 진짜 공부도 아니야라는 말이 턱까지 올라오겠지만 참습니다. 경청 스킬을 올려야 하니까요. 숙제가 너무 많았구나, 힘들었겠네,라고 마구 대응해 줍니다. 공감 스킬을 올려야 하거든요.


어제도 팽팽 놀고, 오늘 오후에도 게임만 몇 시간 한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격의 말을 한다고 아이가 변하는 건 절대 아니죠. 소리치고 억압하고 욕을 한다고 아이가 변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해시키려고 왜 그래야 하는지 차분히 설명할 기회를 따로 가지는 게 훨씬 아이에게 좋습니다. 자기가 왜 공부하는지 모르겠는 아이에게는 공부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거든요. 


대화를 하거나 전화로 이야기할 때는 가급적 조용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찾는 것도 좋습니다. 대화에 집중하기 위한 방해음이 많으면 안 되죠. 직접 대화할 때는 바디랭귀지에도 신경 쓰면 좋습니다. 상대를 향해 조금 더 몸을 기울이거나, 고개를 끄덕이는 등의 행위는 내가 상대를 더 신경 쓰고 집중하고 있다는 표시입니다. 


게임을 하고 있는 아이에게 다가가 그거 잠깐 그만하고 이리 나와서 이야기 좀 하자라고 하는 건 절대 금기. 게임을 하고 있다면 그 판 끝나면 이야기하자고 해야 합니다. 아니면 하루에 시간을 정해두고 그 게임시간 이후에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좋겠죠.


여러모로 배려와 공감이 부족한 아빠지만 이렇게라도 아이들과의 대화가 더 잘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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