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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May 23. 2023

내 마음을 바꾸거나, 직장을 바꾸거나

월요병은 집중 치료 대상

Photo by Brooke Cagle on Unsplash


주변에서 일요일 저녁만 되면 다음날 출근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던 것 같습니다. 심지어 우리 아들 녀석도 아~ 내일 학교 가기 싫다~ 이러면서 툴툴 거리기도 했으니 직장인은 말할 것도 없죠.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월요병을 겪어보지 못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과정은 늘 뭉그적 거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회사일로 출근이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저는 회사를 재미(?!)로 다녔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처리하는 프로젝트를 해결할 때의 즐거움이 있었고, 새로운 분야나 새로운 정보를 취득하고 정리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가끔 회식을 하면서 회사에 다 같이 불평을 하거나 상사의 험담을 늘어놓을 때가 되면 같이 공감을 해주긴 하지만, 이직을 앞에 두고 왜 그만두는 거냐는 소리에 재미가 없어져서 그런다고 하면 즉시 야유의 대상이 되기도 했죠. 회사 재미로 다니냐! 


근데, 회사가 재미없으면 어떡하나요? 정말 회사 가기 싫은 상황이라면, 하루빨리 내 상태를 재점검해봐야 합니다. 죽어도 가기 싫은 회사를 다닌다는 건 어느 누구에게도 좋을 것이 없습니다. 내 정신건강, 내 육체적인 건강, 내 행복, 내 친구, 내 가족, 회사 모두에게 손해입니다. 근무일은 월급을 쟁취하기 위해 전투 모드로 싸워야 하는 시간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회사일이 버거울 수도 있죠. 하지만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처음 해보는 일이라서? 아직 내 스킬이 충분히 올라오지 못해서? 좋은 사람들이 없어서? 내 일에 의미를 찾지 못하고 있다면 결국은 일이 나를 소모시킬 겁니다. 소모된 나는 병들어갈 겁니다. 출근하는 것을 생각하는 것만으로 스트레스가 쌓인다면, 반드시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합니다.


나는 유한한 시간 속의 존재이며, 지금의 커리어도 단 한 번만 살아가는 일터입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회사들이 있으며 수많은 직장인들이 있습니다. 일은 지겨운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합니다. 나는 내가 살아가면서 내 일을 즐길 권리가 있습니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내 인생의 시간에 60%를 넘는 시간을 일터에서 보낼 텐데 그렇게나 많은 인생의 시간을 불행하게 지난다는 것은 정말 내 인생의 낭비 아닐까요?


나 자신이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내 마음가짐, 내 능력, 내 태도가 문제의 원인 일 수도 있죠. 이기적인 마음을 버리고, 동료와 고객을 조금 더 존중하는 마음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겸손과 미소로 사람들을 대하면 상대방도 완전히 다르게 대응할 수도 있습니다. 일이 더 쉬워질 것이고, 사람들도 더 친절하게 나를 상대하겠죠. 누군지도 모르던 상사가 갑자기 나에게 기회를 줄지도 모릅니다. 내가 변하면 지옥 같은 회사가 확 바뀔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나를 내가 잘 모르기 때문에 발생한 미스매치 일수도 있습니다. 내가 관심 있어하고,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고 입사를 하셨나요? 어떤 종류의 사람들과 일하는 게 즐겁나요? 어떤 회사가 내가 중요히 여기는 가치를 공감할까요? 세상의 많은 회사들 중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회사에서 근무하고 싶은가요? 엿 같은 회사에서 계속 근무하는 걸 반대합니다. 그런 회사는 사직으로 혼쭐 내주세요. 말도 안 되는 대우를 받고 계속 다닐 필요 없습니다.


스트레스와 상시적인 과로를 불러오는 직장도 나를 소모시킵니다. 조금씩 스트레스받는 건 있을 수 있는 일이고, 가끔씩 야근하는 거, 있을 수 있는 일이죠. 매일 매 순간 그런 상황이라면 어서 빨리 나와줘야 합니다. 내 건강과 내 정신을 소모시키는 직장을 다니면 안 됩니다. 내 가정을 소홀히 만드는 직장. 내 취미가 하나도 없게 만들고, 내 친구들을 만날 시간도 없게 만드는 직장은 결국 나를 소모시키는 겁니다.


직장에서 하는 일이 즐거울수록 나는 더 창조적인 생각을 하고, 더 열심히 일할 수 있으며 더 행복할 겁니다. 즐겁게 일할 때 당연하게 일도 더 잘 되고 결과물도 더 좋습니다. 일을 해결할 때의 성취감과 만족감을 누리려면 내가 해결하려는 문제들을 기꺼이 열심히 살펴볼 수 있어야 하는데 직장이 헬이면 절대 그럴 수 없죠. 직장이라는 단어가 부정적으로 느껴진다면 여기서 내가 성장할 수는 없습니다. 내 마음을 바꾸거나, 직장을 바꾸거나. 둘 중 하나뿐이죠.


직장의 일은 즐거울 수 있습니다. 내가 즐기는 일을 업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뉴스에만 나오는 상황이 아니라, 실제 나 자신의 일을 그렇게 만들 수 있습니다. 나에게 그런 회사와 그런 일을 빨리 찾아야 합니다. 그렇지 못한 채로 지나가는 시간은 그만큼 나에게 소비되고 낭비되는 시간이 될 겁니다. 정년퇴직을 할 때쯤 아, 내가 하려던 일은 이게 아니었는데… 생각이 든다면 아찔하지 않을까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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