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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Jun 09. 2023

거짓으로 밝혀진 마시멜로 테스트

의지력의 문제 이전에 집안 환경의 문제다

Photo by Yannis H on Unsplash


슬픈 연구결과일 수도 있겠네요. 아이들이 마시멜로를 바로 먹지 않고 15분간 참으면 한 개를 더 줄거라 약속했을 때 그걸 참을 수 있는 아이들이 미래에 더 뛰어난 아이들로 자란다는 마시멜로 테스트. 무척 유명하죠? 하지만 1960년대에 진행된 이 테스트에 1990년에 아이들의 성장을 확인하고 발표한 것에 의문을 품은 추가적인 연구가 이뤄졌는데 사실 과거의 연구는 90명의 아이들을 오직 스탠퍼드 대학의 부속 유치원에서만 이뤄진 협소한 결과였다고 하네요.


추가 연구는 900명의 아이들을 샘플로 삼았고, 미국의 현재 인구구성에 맞춰 다양한 집안환경과 인종구성으로 맞춰 새롭게 진행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발견한 것이 두 번째 마시멜로를 받아낸 아이들은 의지력이 뛰어나서 그런 것이 아니라 집안 환경이 경제적으로 풍요로웠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첫째 마시멜로를 바로 삼켜버린 아이들은 비교적 가난한 집안 환경이라는 거죠.


첫째 마시멜로를 바로 삼켜버린 아이들은 가난했기 때문에 삼킨 것이 아니라 가난으로 인해 평소 집에서 먹을 것이 반드시 있으리라는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나중에 줄게라고 말한 부모가 돈이 없어서 나중에 주지 못한 경험을 반복적으로 받았기에 기다리는 것에 대한 리스크를 확신할 수 없었다는 거죠. 두 번째 마시멜로가 주어질지 의심하는 아이들에게는 기다릴 여지가 없었다는 말입니다. 가난은 이처럼 장기적인 생각을 할 수 없도록 사람을 강제합니다.


반대로 집안 환경이 좋았던 아이들은 경험상 먹을 것이 부족하지 않았으며, 참으면 반드시 부모가 더 줄 것을 경험한 상태였다는 겁니다. 또는 두 번째 마시멜로가 없다면 대신 아이스크림을 사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는 말이죠. 이처럼 집안 환경은 아이들에게도 아주 커다란 영향을 어렸을 때부터 미치고 있습니다. 찾아보니 이미 유사한 신문기사를 2018년에 번역한 글이 있어 링크를 달아놓습니다. 


유치원의 어린아이들은 어른의 보호가 필요합니다. 청소년이 되어서도 아직 스스로 명확한 미래와 비전을 그릴 수 없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아이들이 이처럼 부족을 경험하며 자란다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그렇다고 그대로 놓아둘 수는 없죠. 그런 아이들에게 또 다른 세상이 있으며, 장기적으로 기다려 더욱 좋은 것을 기대할 수 있도록 알려줘야 합니다.


가장 쉽게 다른 세상에 대해 알려줄 수 있는 방법은 책이나 동영상을 통해서 스스로 깨닫게 기회를 계속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은 부족함과 싸우는 희소성 사고방식으로 살 것이 아니라고, 반복해서 알려줄 수 있어야 합니다. 세 아이의 부모로서 참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이든 무조건 풍족하게 제공하는 것도 안되고, 반대로 제약을 크게 하는 것도 아이들에게 안 좋고. 책을 읽으라고 사주면 만화책 말고는 잘 읽지도 않고…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죠. 아기일 때부터 그렇게나 기쁨과 행복의 원천이었던 이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엄마보다 커졌다고 으스대지만 여전히 사랑으로 품어야 할 우리의 자식이기 때문일 겁니다. 사춘기의 아들들이 무사히 성장할 수 있도록 곁에서 지원할 수 있는 힘을 간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내 힘만으로는 참을 수 없는, 도울 수 없는 상황들이 종종 발생하니 말입니다. 세상의 모든 부모님들, 힘내시길 기원합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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