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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Aug 01. 2023

가족이 주는 부담과 에너지의 상관관계

11년 전에는 이렇게 작았는데

11년 전에는 이렇게 작았는데


모든 사람은 각자 다른 생각과 행동 패턴이 있습니다. 가족 역시 모든 가족은 각기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경험한 가족은 우리 아버지가 가장일 때의 가족과 내가 가장일 때의 가족뿐이 없으니 충분한 경험을 했다고 보기 어렵지만, 드라마나 소설 속의 여러 가족의 모습을 보면 확실히 모든 가족의 상황은 다를 듯합니다.


어제 빨래를 돌리고, 널고, 이불도 빨래하고, 널고, 아이의 음식 투정에 그냥 해준 거 먹으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솟은 걸 다시 꾹꾹 눌러 담고, 아이가 원하는 간장계란밥을 따로 해주면서 참 피곤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낮에는 한참을 시골이나 산에서 작은 동물들을 키우고 텃밭을 가꾸면서 자연과 함께하는 상상을 했습니다. 제 로망 중에 하나거든요. 다만 아이들이 성인이 되기 전에는 애들 학교 때문에 서울살이를 포기할 수 없다는 점이 있긴 하지만요.


이런 느낌이 생길 때마다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TV에 나오는 자연인처럼 떠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해보기도 합니다. 물론, 상상 속으로만 말이죠.


생각해 보면 벌써 결혼한 지 15년이 되었습니다. 아내를 처음 만나 연애를 하면서 얼마나 행복하고 축복받았다고 느꼈는지 기억이 나네요. 지금도 제 눈에는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이에 아이들이 3명이나 생기니 이제는 서로를 챙겨주기보다 아이들을 챙겨야 하는 부분은 참 아쉽죠. 아이들을 챙기고 나면 기운이 빠져서 서로를 챙길 여지도 거의 없어지니 미안할 따름입니다.


아이들이 투정을 부릴 때는 가슴이 답답합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것을 먹여주고 싶어도 거부할 때는 더욱 답답하죠. 하지만 그 와중에 깜찍한 모습을 볼 때마다 얼마나 귀여운지 모릅니다. 막내의 잘 때의 모습은 천사 그 자체죠. 이런 모습을 보면서 다시 매일 일을 할 에너지를 얻는 거 같습니다. 만약 내가 결혼을 하지 않았더라면 나만의 시간이 당연히 더 많아지겠지만 지금만큼 충만한 마음을 가질 수 없었을 겁니다.


갈수록 결혼하는 사람이 줄어들고 자녀를 가지는 사람들이 적어지고 있습니다. 충분히 이해는 갑니다. 아이들이 생김으로 인한 책임감과 삶의 무게는 상당히 크니까요. 하지만 나만을 위해 사는 삶보다 이렇게 나를 바라보는 가족과 함께하는 삶이야말로 인생의 목표가 되기 부족함이 없지 않나 합니다. 아이들 없이 아내와 둘이서 함께하는 삶도 즐거웠을 것 같지만 둘 보다는 다섯이 복작복작 거리며 살기 좋습니다.


15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아내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아빠가 되기 위해 많은 것을 익혔습니다. 여전히 완벽한 남편이자 아빠가 되긴 멀기만 느껴지지만, 싸우지 않고, 조금씩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언성을 높이지 않고, 설득을 위한 대화를 하는 순차적인 적응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족과 매일매일을 공유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느끼고, 가끔씩 들어오는 현타를 무리 없이 넘기고 있습니다. 


매일 해야 하는 집안일, 우리 가족의 건강, 관계, 심리적인 상태 등 매일 챙겨야 할 일들이 넘치지만, 아이들이 씩 웃어줄 때마다 행복이 밀려들어옵니다. 이렇게 에너지를 얻어서 또 하루 기운차게 살아갈 힘을 받습니다. 내가 고맙다고 말해줄 때마다 기뻐해주는 가족과 함께함을 감사합니다. 내일도 그러하겠죠. 매일의 작은 선택마다 그 안에서 좋은 점을 찾아내면 좋겠습니다. 나 자신에게, 그리고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즐겁고 기쁜 마음을 퍼트리고 싶습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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