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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대신 마음의 평안을 택하는 사람들

이해받는 것의 가치

by 김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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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지인 가정에 불화가 생겼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남편이 말도 없이 빚을 내서 주식 투자를 했다는 것이 팩트고, 아내는 신뢰의 문제라며 부부 사이에 큰 갈등이 생겼다 합니다. 남편은 잃은 것도 아닌데 투자 자체를 문제 삼는 건 너무 오버한 거 아니냐고 반박하고 있고요.


뭐라 말해줄지 모르겠더군요. 서로 더 소통하고 대화하고 잘 풀어낼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우리 가정은 결혼 직전에 월급 통장을 합쳤습니다. 맞벌이를 하지만 큰 지출에 대해서는 반드시 서로 상의하는 규칙을 정했고요. 돈은 아내가 관리하고 저는 용돈을 받아서 생활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요즘엔 이런 집이 별로 없다더군요.


돈을 버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돈에 대해 나온 수많은 책들과 방송이 있고, 유튜브를 찾아만 봐도 얼마나 할 수 있는 일이 많나요? 적당한 부자, 즉 대략 10억 원 정도를 평생에 걸쳐 모으는 것은 장애가 없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능한 일입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이해받기를 원합니다. 남들이 자기를 이해해주지 않으면 외로움에 상처받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을 찾아 친구를 만들고, 연인을 사귀며, 나를 이해해 주지 못해서 사람에게서 떠나고, 헤어지고 하는 거겠죠.


또한 그래서 온 세상에 널린 좋은 정보를 확인하고도 실행에 옮기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 정보를 믿지 않는다기 보다는 믿는다고 해도 실행에 옮길 용기가 없는 것이고, 실행에 옮길 의지가 없는 것이고, 실행한다고 했을 때 옆에서 배우자, 친구가 어떻게 말할지, 이해해 줄지 의문이 들어서 실행하지 않는 겁니다. 내가 이해받지 못할까 두렵기 때문이죠.


저는 10년도 전부터 우리 집의 자산으로 주식투자 하기를 원했습니다. 제가 뭐 주식에 대해 딱히 알고 있는 건 없지만 미국 인덱스펀드(ETF)에 저축하듯이 투자해 놓으면 은행 금리보다는 이익일 것이라고 수많은 책을 통해 깨닫게 되었거든요. 다만, 그걸 아내에게 설득하는데 8년이 걸렸습니다.


그래서 우리 집은 2년 전부터 ETF에 투자하기 시작했죠. 불행히도 마이너스로 떨어지기 시작한 시점이었지만 그래도 우직하게 그냥 두었습니다. 적시에 넣었다면 2년 만에 30% 이상 올랐겠지만, 우리는 15% 내외의 수익을 보고 있습니다. 아마 10년 전에 넣었다면 100%를 충분히 넘었겠지만, 우리 부부 사이의 이해는 그보다 더 중요하죠.


그런 겁니다. 100%의 수익률보다 우리 부부 역시 상호 간의 이해와 합의, 존중과 협동이 더 중요합니다. 일론 머스크는 도전이 도전이니만큼 그를 이해하는 사람들의 수는 훨씬 적을 듯싶습니다. 하지만 그에게는 남들에게 이해받기보다 자신의 도전이 더욱 중요한 거겠죠.


마음의 평안보다 자신의 도전이 더 중요한 사람은 그만큼 큰 성공을 얻을 수 있겠죠.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큰돈보다는 이웃과, 친구와, 배우자와 이해받고 친밀하기를 원하는 겁니다. 무엇이 옳다 그르다 할 수 없는 것이죠.


내가 큰 성공의 기회를 앞에 두고 후퇴하였다면, 그걸 성취하기 위한 과정에서 나에게 중요한 사람을 실망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그러니 이해합니다. 저도 그런 적이 많았으니까요. 대체 이 좋은걸 왜 선택하지 않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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