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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Sep 12. 2023

건강검진을 하며 깨달은 신기한 사실

상대방을 대하는 자세

Photo by Ani Kolleshi on Unsplash


요즘 선생님들의 자살로 나라가 시끄럽죠. 자살이라는 것 자체는 최고로 안 좋은 사례이지만 국민에게 봉사하는 선생님이란 자리에서 그렇게 제대로 인격적으로 취급을 당하지 못한 경우에는 참 화가 납니다. 그 사람들도 모두 누군가의 아들딸이자 아버지 어머니 일 텐데 문제를 만든 학생들이나 그 학부모들은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인가 싶습니다.


아내는 금융권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매일매일 새로운 진상 고객의 사례를 내게 설명해 주곤 합니다. 주택가 근처의 지점보다 시장 근처의 지점에 진상 고객이 더 많이 들어온다고 하더군요. 아무래도 그 사람들도 나중에 다시 볼 일이 없는 직원에게 소리치고 화내는 것이 더 쉽겠죠.


금융 업무를 보다가 갑자기 발끈하는 손님, 기다리다가 너무 오래 기다려 화가 나서 삿대질하는 손님, 자기를 무시했다고 갑자기 의경과 싸우기 시작하는 손님, 법적으로 불가능한 요청을 하다가 왜 안 되냐고 따지는 손님. 증명서나 신분증이 없는데 그냥 처리해 달라고 우기는 손님. 등등.


듣다 보면 정말 서비스 업종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의 스트레스가 정말 말도 아닐 거 같기는 합니다. 선생님들과 다른 점은 선생님은 같은 학부모를 1년 내내 마주치는 고통을 가지지만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매일 다른 갑질 손님을 마주하는 고통을 만난다는 점이 다른 부분입니다. 


오늘은 아침 일찍 일어나서 종로에 위치한 건강검진 센터에 부부가 동반으로 출발했습니다. 어제저녁 이후 물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아침 일찍 출발해서 병원에 가니 확실히 기운이 좀 없는 느낌입니다. 수면 내시경도 예정되어 있으니 뭘 먹을 수가 없었죠.


상당히 대형 검진센터라서 그런지 무척 붐비는 장소였습니다. 검진 센터는 약간 특이한 위치를 가지고 있는데, 어찌 보면 서비스의 현장이고, 어찌 보면 병원이라는 기관이기도 합니다. 보통 흔히 마주치는 서비스 센터의 고객 갑질이 거의 없는 신기한 동네입니다. 수백 명이 기다리고 대기하는데 항의하는 고객을 한 명도 볼 수 없었습니다.


아마도 병원과 같이 권위를 가진 의사와 간호사들이 근무하는 공간이라 서비스를 받는 입장이지만 나에게 줄 것이 있는 상대방으로 모두들 인식하고 있나 봅니다. 만약 상대가 나에게 이득을 줄 수 있다면 누구나 상대에게 친절하게 대할 수 있습니다. 사업을 서로 하는 사이에 서로 주고받을 것이 있다면 당연히 상대방에게 친절하겠죠. 


그러나 생각해 보면 나는 그런 사람과 사귀고 싶지는 않습니다. 나에게 이득을 주는 사람에게만 친절한 사람은 성품이 좋다고 볼 수 없죠. 어떤 사람을 평가하고자 할 때 가장 쉬운 방법 중에 하나는 식당의 종업원을 대하는 방식을 관찰하는 겁니다. 상대방을 한 명의 인격체로 상대하는가, 아니면 하인으로 상대하는가.


악의를 가지고 하인으로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나에게 도움 될 것이 없는 사람들 모두에게 그런 식으로 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건 성품의 문제도 문제이지만 사고방식 자체가 잘못된 인격을 가진 사람인 거죠. 어떨 때는 인사해도 안 받아주는 없는 존재처럼 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나라 만의 문제는 아니겠죠. 이렇게 안하무인인 사람들의 존재는 어디에나 있습니다. 하지만 나만큼은, 우리만큼은 그런 사람이 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나의 행동을 뒤돌아보고 타인에게 겸손하게, 친절하게 행동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면 뉘우치고 내 행동을 바로잡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그만큼 멋진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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