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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Sep 15. 2023

인생 후반기에 반드시 생각해 볼 2가지

40대의 마지막에서

Photo by Marcos Paulo Prado on Unsplash


올해 50살이 되었다가 6월에 갑자기 다시 40대로 내려앉았습니다. 만 나이로 우리나라의 기준이 변경되었으니까요. 사실 해외 나가서 나이를 말할 때는 항상 곤욕스러웠습니다. 코리안 나이로 몇 살인데, 만 나이로는 몇 살이고, 세상에서 오직 코리아에만 있는 나이 세는 방식이고, 아마도 엄마 배속에서부터 나이를 치기 때문이지 않을까? 여기까지 모두 설명해야 하니까요.


인생의 후반기에 들어서면 사람은 조금 더 성숙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얌체같이 자기만 위하는 사람에서 좀 더 너그럽고 배려심이 있는 사람으로 말이죠. 갑질도 좀 없어지고, 끼어들기도 좀 하지 않고, 언어도 더 차분하고 순화해서 말하고. 그래서 인생 후반기에 반드시 생각해봐야 할 것에 관해 고민해 봤습니다.


Spirituality이라고 말하면 무엇이 생각나시나요? 종교가 있는 사람은 아마 자신의 종교에 대한 신앙을 생각할 것이고, 무교인 사람은 정신적인 무언가를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2022년 한국 리서치 조사결과 대한민국의 종교 통계는 51%가 무교, 20% 개신교, 16% 불교, 11% 카톨릭이라고 합니다.


저는 세상의 모든 사람이 영적인 성숙도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인생의 후반기에는 더더욱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영적인 성숙이란 종교와 관련이 있지만 종교에 한정된 것은 결코 아닙니다. 내 마음의 평안을 가꾸는 일에 도리어 더 가까운 것입니다. 


실패나 거절을 경험한 다음에 내 마음속에서 자라날 수도 있고, 명상이나 일기를 쓰면서 생겨날 수도 있습니다. 산책을 통해, 또는 책이나 시를 읽으면서도 생길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살다가 내가 느낀 깨달음 같은 것이라 설명할 수도 있겠죠.


결국 세상에는 나보다 더 큰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성숙해지는 영성의 시작인 거 같습니다.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가 1차원적인 생존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더 높은 것에 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 영성입니다. 


누군가는 청소년의 자살을 막겠다는 신념에서, 누군가는 대한민국의 교육을 바로잡겠다는 생각에서, 누군가는 독도가 우리 땅임을 세상에 알리겠다는 생각에서, 누군가는 고아들이 외면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신념에서, 누군가는 자신의 신앙에서 우리는 영적인 성숙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인생의 후반기에 선 사람은 지금까지 나와 내 가족만을 위해 살아왔다면, 이제는 세상에 내가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까. 어떤 유산을 남길 수 있을까 생각해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하늘이 나를 태어나게 했다면 어떤 이유였을까 고민해 보는 시간이 필요한 거죠.


먹고사는 일 말고 또 다른 아웃풋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글을 쓰는 것이든, 사진을 찍든, 그림을 그리든, 시를 짓든, 악기 연주를 하든, 유튜브나 틱톡으로 영상을 만들든, 팟캐스트를 통해 오디오 기록을 남기든, 세상에 남길 무언가를 해야 합니다. 


저는 글 쓰는 연습을 1년 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걸로 돈을 벌겠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유한 것들에 대해 세상에 기록을 남기고 싶은 욕구를 만족시키는 중이죠. 글을 쓴다는 것은 나에 대한 투자이자 즐거움이기도 합니다. 내 시간을 소비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는 글을 쓴다는 충만감이 있습니다.


물론 글을 쓰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내 글에 비난을 하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고, 너무 많은 사생활이 노출될 수도 있습니다. 내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겠죠. 하지만 이런 리스크는 사소한 겁니다. 글을 쓰기 시작한 뒤로 경험할 수 있는 자유가 훨씬 더 소중합니다.


글을 쓰는 것으로 돈을 벌겠다는 목적이 1순위라면 그건 어리석은 이유입니다. 글을 씀으로써 생겨나는 많은 새로운 기회들과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경험들을 즐거이 받아들이면 자연스럽게 수입도 생겨날 수 있을 겁니다. 결국 오래, 지속적으로 행하는 것만이 나의 소중한 결실로 남겠지요.


페르세우스 님의 글을 자주 읽으며 좋아요를 누르는데, 597일 연속 글을 쓰셨다는 부분에서 감탄을 했습니다. 저는 기껏해야 주중에만 글을 써서 주 5회에 만족하고 있는데 말이죠. 그래도 300회를 넘겼다는 기쁨은 있어요. 이렇게 오랫동안 무언가를 꾸준히 한다면 틀림없이 자신만의 훌륭한 유산이 되어 남을 줄 믿습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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