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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Nov 22. 2022

2022년 마지막 물놀이

11월에 야외온천욕!

여름에는 제천에서 진짜 이런 뷰를 볼 수 있습니다 - 해브나인 홈페이지 출처


오래전에는 11월에 물놀이를 간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웠는데 참 세상 좋아졌습니다. 아.. 여기서 라테는 말이야~가 또 나왔네요. 하여튼, 물놀이를 사랑하는 둘째와 막내를 데리고 올해의 마지막 물놀이 겸 온천욕을 즐기기 위해 지난 주말 제천으로 향했습니다. 전국에 여러 곳을 다녀봤지만 가장 만족도가 높은 곳이 바로 리솜 해브나인 스파라서 일 년에 4번 정도는 방문하는 것 같습니다. 


숙박까지 여기서 하면 예산이 부족하기에 숙박은 좀 더 먼 장소를 잡고, 스파만 가는 방향으로 했죠. 숙박은 켄싱턴 리조트 충주에서 묵었습니다. 애견 전문 호텔로 내 강아지가 없어도 나름 강아지들 구경하는 맛이 있습니다. 이번 방문에서는 무슨 냉장고만한 녀석이 걸어 다녀 조금 놀랐습니다. 사모예드 같아 보였는데 정말 곰을 보는 줄 알았죠. 스파에서 한 30분 정도 거리에 있습니다. 아무래도 오래된 건물이라 아쉬움은 있지만 가성비, 참 중요하죠.


집에서 주말에 뒹구는 것도 편안함에 즐겁지만, 수고스럽더라도 아이들 데리고 이렇게 야외로 나오면 훨씬 더 강렬한 즐거움과 기쁨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더 효율적인 업무를 한다고 해도, 더 많은 연봉을 준다고 해도 이제는 이런 아이들과의 휴식이 없는 삶은 상상하기 어려우니 진짜 많은 발전이죠.


최근에 읽은 70년대, 80년대를 묘사한 소설을 보면 정말 인권이 너무나 없고, 불의하게 다치고, 모욕받고, 죽어간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돈을 벌기도 너무 어려워서 16시간씩 일하는 모습들도 종종 있었다고 하네요. 전혀 아이들과 놀아주는 여유를 상상하기 어려운 시대. 그렇게 많은 선배들의 수고로 지금 후손들은 그나마 주 5일 40시간 근무를 하고, 많은 사회 기반시설들을 이용하며, 내 의견을 두려움 없이 발언할 수 있는 세상의 토대가 된 것 같습니다.


아들의 적극적인 막내 돌보기 스킬을 보면서 참 행복했습니다. 이 녀석이 벌써 오빠 노릇을 톡톡히 하려고 하네! 조금씩 더 믿음직해지는 둘째 아들의 새로운 모습을 보는 건 참으로 즐거웠습니다. 매일 스마트폰 시간 더 달라고 징징거리고, TV 시청 시간 더 달라고 짜증 내는 모습에서 이렇게 야외에 나오니 디지털과 멀어지고 자연을 즐기게 되어 더욱 좋습니다.


막내가 아직 잘 걷지를 못하니 긴 도보나 등산 같은 활동을 하기는 어려워 현재의 우리 식구들에게는 물놀이가 딱 수준에 맞는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중학생이 된 큰 녀석은 가족여행에서 빠지겠다고 선언하고 친구들이랑 영화 보러 갔더군요. 슬슬 친구를 더 좋아할 시기가 도래했네요. 대신 가족여행 불참의 페널티는 반드시 먹이도록 할 계획입니다.


이제 나뭇잎이 거의 떨어져 가을보다는 겨울의 느낌이 훌쩍 다가왔습니다. 눈 내리기 전에 한번 시간을 내서 가족여행 다녀오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육체적으로는 힘들었지만 잘 먹고 잘 노는 아이들과 함께여서 행복한 주말이었답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전혀 스폰받지 않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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