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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가 너무 미화된 이유

지금 헬에서 벗어나라

by 김영무 Nov 01. 2023
Photo by Julius Yls on UnsplashPhoto by Julius Yls on Unsplash


저의 경우 은퇴한 지 1년 6개월 되었지만 아주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가족 중에서 나의 지원을 필요로 하는 자녀를 돌보면서 평생 글을 쓰고 싶었던 소망도 이뤘죠. 하지만 기사들을 보거나, 전 직장 동료들과 가끔 대화해 보면 은퇴가 너무 과장되고 미화되어 있는 것을 깨닫습니다.


은퇴가 미화되는 가장 큰 이유는 현재의 현실이 너무나 헬 같기 때문입니다. 은퇴의 반대 지점인 지금이 너무나 싫기 때문입니다. 이상하게도 현재의 일에 만족해하지 못하고 짜증 나고 싫어하면서도 매일 출근해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정말 많은 거 같습니다.


일어나기 싫은 몸을 일으키고, 개성을 죽이는 옷을 억지로 입고, 떠나기 싫은 집에서 출발해서, 출근 교통체증을 이겨내고, 만원 버스와 지옥철을 견디며 출근합니다. 회사 입구가 마치 지옥문처럼 느껴집니다. 옆의 김 과장이 주말에 뭘 했는지 전혀 궁금하지 않지만 의무적으로 물어봐야 합니다. 앞의 이대리의 데이트 결과를 들어줘야 합니다.


빅보스가 출현합니다. 상무님이 주말 잘 보냈냐고 말씀하시며 휙 돌아보십니다. 급하게 모두 허리가 굽혀지며 딸랑이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옵니다. 오늘 멋지다는 아부와 웃음소리가 퍼집니다. 목구멍에서 뭐가 올라오는 느낌입니다. 얼른 헤드폰을 쓰고 싶어 집니다.


다르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어서 은퇴해서 방울토마토를 키우는 길이 아니라, 지금 내 인생에서 활력을 되찾는 계획을 세우는 겁니다. 새로운 은퇴의 정의는 지금 불행한 직업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만드는 거죠. 내가 즐길 수 있는 일을 찾으면 평생 일할 필요 없다는 명언도 있잖아요?


포기해야 할 것이 몇 개 있습니다. 강남 빌딩 건물주가 되는 것을 포기해야 합니다. 강남의 30억짜리 아파트도 포기해야 합니다. 창업을 해서 상장을 시키는 일도 포기해야 하고, 개인 여객기나 유럽의 성을 구매하는 것도 포기해야 합니다. 슬퍼지나요? 하지만 포기할 건 빨리 포기해야 합니다. 그리고 괜찮습니다. 


그런데 그런 포기를 하면 좀 자유로움을 느끼시진 않나요? 너무 많은 사람들이 거대한 부를 가지고 그런 부를 소비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꿈꿉니다. 평생 50년을 일해서 70살에 꿈이었던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면 그 후에 과연 행복할까요? 물질주의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타인의 관심을 받기 원하는 마음을 버려야 합니다. 사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그다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남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는 소리죠. 또한 남의 인정을 갈구할 필요도 없습니다. 아무도 나만큼 나를 관심 있게 살펴보지 않습니다.


단기적인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어느 분야에서든 최고의 레벨이 이르려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정도의 투자를 하지 않죠. 하지만 그것이 내가 즐길 수 있는 종류의 일이라면? 지금 월급이 더 적어지는 상황이 되더라도, 최대한 빨리 내가 원하는 분야로 이동해서 시간투자를 해야 합니다. 10년 더 벌고 나서 이직하겠다는 마인드는 전혀 지금 나의 행복에 도움 되지 않습니다.


뭐뭐 하기만 하면, 하면서 미루지 말아야 합니다. 50세가 되면, 2억 원을 모으면, 졸업을 하면, 아이가 대학교에 가고 나면. 60살까지 일해서 모은 돈으로 은퇴해서 낚싯배를 살 거야, 이 일을 계속해야 일 년에 한 번 해외여행을 갈 수 있어. 이런 기타 등등의 이유로 꿈을 미루다가 그전에 죽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요? 인생은 지금 행복해야 합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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