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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Nov 03. 2023

리스크와 기회와 사람의 관계

실행으로 배운다

Photo by Bernd Dittrich on Unsplash


50살이라니. 내가 신입 사원으로 20대에 출근했을 때 무섭던 저 멀리 구석 책상의 배 나오고 머리 까진 아저씨가 되었다니!! 아직 비만은 아니고 머리숱도 남아있지만 벌써 그런 나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아, 올해부턴 만 나이로 세니 아직 49세로군요.


둘째 녀석은 어디 가기 싫을 때는 이불 밖은 위험해! 이러면서 방콕 하곤 합니다. 그렇죠. 이불 밖은 위험합니다. 하지만 리스크는 어디에 있으나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안전하게 평탄한 삶을 추구하라고 사회는 말합니다.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예측 가능한 길을 선택해서 안정적인 삶을 살라고 말합니다. 우린 대학을 선택할 때도 관심이 가는 분야보다는 점수에 맞춰 진학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회에 나가서도 해보고 싶은 분야보다는 월급을 많이 주는 회사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어떤 대학을 선택하든, 어떤 회사를 선택하든 너무 급하게 결정하고 일이 잘 풀리기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한번 들어선 길을 완전히 다른 트랙으로 옮겨 타기에는 너무 어렵게 느껴지죠. 그래서 안주합니다. 어어 하다가 지금 하는 일을 20년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통신 반도체 회사에서 7년을 일했을 때 딱 그랬습니다. 제 이력서를 보고 먼저 연락해 준 기업이 감사해서 즉시 입사를 결정했습니다. 처음에는 재미있었죠. 인정도 받아서 최연소 과장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회사가 성장하면서 정치적인 노력에 소모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지쳐갔습니다. 오너는 저를 인정했지만 임원들은 같이 일하기 싫어했습니다.


내 사업을 해보겠다고 독립을 했지만, 완전히 변한 산업 분야에서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직원에서 사장이 된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종류의 능력을 가져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저는 일머리와 일에 대한 능력은 있었지만 사람에 대한 능력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일만 잘하면 누군가 내 서비스를 구매해 주겠지 라는 어리석은 사람이었던 거죠. 


하지만 많이 배웠습니다.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그리고 뭘 잘하고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고 뭘 잘 못하는 사람인 것을 압축해서 1년 사이에 배우고 사업을 접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회사에서 12년간 즐겁게 일하고 은퇴를 선택했습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계획 중 모드로 살아갑니다. 너무 생각만 많습니다. 더 꼬아서 복잡하게 생각하고 스스로를 두려운 구석으로 몰고 갑니다. 리스크는 어디에든 있습니다. 지금 회사에 계속 다녀도 리스크가 있고, 이직을 해도 리스크가 있으며,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견해도 리스크가 있습니다.


리스크를 잘 이겨나가면 큰 기회가 되고, 리스크를 만나 무너져도 큰 배움의 기회가 됩니다. 고로 리스크는 환영해야 할 무언가입니다. 무조건 성장이 보장되니까요. 10명의 멘토를 만나고, 100권의 책을 읽어도 일을 한건 아닙니다. 밖으로 뛰쳐나가 뭔가를 해야 합니다. 실행하고, 도전하고, 실행하고, 뭐가 제대로 작동되는지 확인하고.


이력서에 어떤 과목을 들었고 무엇을 공부했다고 쓰지 마세요. 그 배움을 통해 무엇을 실행했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깨달았는지 쓰세요. 어떤 사람을 아는지 쓸 필요 없습니다. 그 사람을 통해 어떤 기회를 활용해 무엇을 깨달았는지 쓰세요.


어떤 대학교를 갔는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떤 회사에 입사했는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거기서 무엇을 배우고, 누구와 일하고, 그런 기회를 통해 무엇을 깨달았는지가 훨씬 중요합니다. 모든 사회의 조직에는 잉여의 사람과 핵심 인재가 존재합니다. 스스로를 행동하는 사람으로, 실행하는 사람으로 발전시키면 곧 누구나 인정하는 핵심 인재로 성장해 가리라 믿습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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