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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Nov 07. 2023

완전한 실패란 없다

프랑시스 은가누가 시작했을 때

Photo by Vladislav Bychkov on Unsplash


아들이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그 또래가 그렇듯 격투기에 대한 로망이 있었나 봅니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격투기 도장이 무에타이를 가르치는 작은 도장이라 지난주에 같이 방문하고, 이번주부터 도장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첫날을 갔다 오더니 복싱하고는 주먹 지르는 방법이 다른 거 같아~ 이러면서 아는 척을 합니다. 귀엽죠.


그러다 우연히 UFC 챔피언 프랑시스 응가누에 대한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름만 아는 선수였는데요, UFC 선수로서의 응가누(은가누)가 아니라 사람으로서의 그에 대한 글을 읽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 이렇게까지 낮은 위치에서 올라온 사람이었다니.


아프리카 카메룬에서 태어나 10세부터 26세까지 16년간 막노동을 하면서 살았다고 합니다. 전혀 교육과정을 밟은 적도 없고요. 26세에 프랑스로 이민을 갔다고 간단하게 기록되어 있지만, 아프리카를 탈출하기 위해 위태로운 난민 보트의 지하에 숨어서 불법으로 밀입국했고, 밀입국이 적발되어 스페인에서 두 달간 감옥에 갇히기도 했습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감옥에 갔다가 다시 나왔을 때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육체적으로 단단해서(193cm, 120kg) 가졌던 복싱/격투기 선수로서의 꿈을 위해 범죄와 관련되지 않기 위해 노력을 했습니다. 프랑스에서 노숙을 하면서도 복싱과 격투기 체육관을 기웃거렸습니다.


프랑스 길거리 노숙을 하면서, 주차건물에서 노숙을 할 때 가장 기뻤다고 합니다. 지붕이 있어서 호텔처럼 느껴졌다고 하네요. 과거에 아프리카나 일반 노지에서 노숙하던 어두운 곳들보다 훨씬 좋은 멋진 곳이었다고 회상했다고 합니다.


그가 깨달은 인생관은, 누군가 나에게 지위, 돈, 경력, 사업, 트로피 등을 뺏어간다고 할지라도 결국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입니다. 내가 경험으로 익혔던 지혜가 어차피 내 안에 남기 때문이라는 거죠.


개인적으로 감옥을 가는 건 실패의 증거라고 생각해 왔었는데, 감옥에 가는 것 마저 극복하고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집요하게 도전한 그의 일생을 감탄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물론 그 분야에 재능이 출중했겠지만, 어떤 운동을 20대 후반에 시작해서 세계 1위의 자리에 오른다는 것은 보통의 노력으로 될 일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When I started, I had nothing. Nothing. I needed everything. But when you start [to earn money], you starting collecting things: I want this, I want this, I want that. The purpose is not collecting things, though. The purpose is to do something great. Finish the dream you started. - Francis Ngannou


프랑스에 도착한 그에게는 정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완전히 무일푼에 맨몸으로 시작한 인생이었습니다. 체육관의 코치에게 설득을 해서 무료로 이용하는 대신 청소를 하고 체육관에서 먹고 자는 생활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그는 카메룬의 모든 아이들의 우상이 되었고, 가난한 자기 모국의 어린이들을 위한 활동을 아주 적극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완전한 실패란 없습니다. 쉽지 않고, 아주 어렵겠지만,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도 일어설 수 있습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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