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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Nov 13. 2023

라이프 스타일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내가 원하는 것을 깨닫는 것

Photo by Spacejoy on Unsplash


22년간 직장인으로 살아가면서 가끔은 본사 빌딩이 있는 직장에서도 근무했었고, 가끔은 원룸 같은 협소한 장소에서도 근무해 봤습니다. 나름 이름이 있는 회사에도 일했었고, 아무리 설명해도 일반인은 알 수 없는 B2B 회사에서도 일했었죠. 직장인이면 하루 시간의 최소 1/3에서 1/2의 시간을 회사와 함께하게 됩니다.


그렇게나 나의 인생에 중요한 회사가 즐겁지 않으면 인생 자체가 암울해집니다. 큰 회사에 다닌다고, 강남역 근처의 회사를 다닌다고, 유명한 회사에 다닌다고 행복한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처음 몇 개월은 그런 이유들로 즐거울지 모르겠지만 말이죠.


특히 나만의 생각이 아니라 내 주변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회사를 다니는지 알게 되면 더 상황이 나빠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영혼이 없이 현재의 직장을 너무나 싫어하면서 다니는 걸 깨달으면 정말 여기는 지옥인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죠.


오래전에 라이프 스타일 디자인이 무엇이냐고 스스로에게 물었다면 아마도 해변가에서 칵테일을 마시며 쉬는 것을 상상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막연하게 TV나 영화에서 보여주던 휴양지의 모습을 즐기는 것을 그렸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죠.


진짜 라이프 스타일 디자인이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깨닫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무엇을 싫어하는가도 마찬가집니다. 직장에서 흔히 가장 원하는 연봉인상과 승진이 정말 내게 가장 중요한가를 물어봐야 한다는 거죠. 저는 부장이 되고 나서야 내가 원하는 게 그게 아니란 걸 깨달았습니다.


저는 정말 싫어했습니다.


야근이 일상이 된 문화를. 업무시간에 짱 박혀서 게임하는 직원을. 자기네 팀 탓이 아니라고 책임을 돌리는 팀장들을, 우리 팀은 여유가 없다고 일을 회피하는 사람들을. 며칠까지 목표를 제출하라고 닦달하는 사업부를. 새롭지 않은 새로운 생산성 향상 방법론을 보고하라는 사람들을.


4명 이상이 참여하는 모든 회의를. 불필요하게 늘어지는 회의를. 주제와 관계없이 여기저기서 헛소리하는 회의를. 애초 회의 주제와 타결 목표도 없이 시작하는 회의를. 시간 내 합의가 불가능한 촉박한 회의를. 주제도 알려주지 않고 일단 모이라는 회의를. 회의 주최자가 어설퍼서 제대로 토론이 균등하게 이뤄지지 못하는 회의를. 회의가 얼마나 싫었던지 저는 봉사활동의 교사 모임의 회의도 정말 싫어했습니다. 마치 내가 살아있는 시간을 죽이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지금은 내 삶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훨씬 잘 알고 있습니다. 내 할 일 목록은 과거에 비하면 정말 단순해졌습니다. 사실 이런 사고방식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확인하고 싫어하는 것을 배제하며 살아가는 것은 월급 인상과 승진을 목표로 사는 삶보다 월등하게 보람이 있습니다. 은퇴를 해야만 그런 삶을 살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쉽지는 않죠. 더 많은 연봉보다 내 삶의 가치를 더 중요시해야 하니까요. 벼락부자가 되는 길은 영원히 포기해야 합니다. 그런데 만약 지금의 직장이 내가 매일 절대로 출근하기 싫은 직장이라면 짧은 인생의 시간 동안 무얼 하다 왔냐고 나중에 신께서 물어보신다면 대답할 거리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내 삶은 내가 원하고 좋아하는 일들로 채우고 싶습니다. 남은 시간 동안에도 계속~ 쭈욱~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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