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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Nov 25. 2022

말싸움은 세상에서 가장 무익하다

다름 인정하기

Photo by Antenna on Unsplash

작년에 회사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당시 우리 팀은 모든 직원이 담당하는 일을 쉬지 않고 쳐내고 있었습니다. 다만, 야근까지 하며 일하지는 않았고, 근무 시간 내에 모두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의 업무량이었죠. 회의 시간에 우리 팀의 업무방식에 대해 비판이 올라오곤 했습니다. 자기네 팀은 거의 매일 야근인데 왜 우리 팀은 칼퇴근을 하는 거냐고.


저는 제가 담당하는 팀의 팀장으로 팀원들을 보호하고 지킨다는 생각에 종종 언쟁을 벌이곤 했습니다. 이게 정치적인 행동이었는지는 지금 와서 생각하면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나의 퇴근 후 삶이 중요하듯 우리 팀원들의 퇴근 후의 삶도 중요할 것이라 믿었죠. 회사에서 하루에 해내는 일의 증가보다는 삶을 살아갈 때 지치지 않는 에너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적절한 휴식은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했죠. 상대 팀장은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토론을 할 때 자신의 의견을 너무 강하게 표현하다가 결국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까지 비난을 하거나 말싸움을 벌이는 일이 벌어진 건 참 아쉬운 일입니다. 비난의 말을 뱉으면 당시에는 속이 시원할지 모르지만 결국 이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감정의 골만 깊어질 뿐이죠. 그냥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구나라고 결론을 내리고 설득이 실패했구나 하면 그만입니다.


움직이지 않는 관점을 가진, 내가 가진 관점과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을 설득하려는 행동은 쓸모없는 시간낭비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퇴사를 결정하는데 도대체 왜 잘 다니고 있는 회사를 그만두냐고 이해할 수 없다는 사람들이 있었고,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는(표면적이라도)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을 모두 이해시키는 건 내가 할 수도, 할 필요도 없는 노력인 거죠. 


종교적인 선택이나, 정치 관점에 대한 차이에 대한 비난도 마찬가지입니다. 각자 자신의 관점이 다른데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넘어가면 되는 것이지 굳이 언쟁을 벌일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그 사람을 설득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지 않을 때는 쓸데없이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없이 각자 자신의 관점을 유지하면 그만입니다. 


요즘 세상은 모두 자기를 바라보라고 합니다. 내 말을 따르라고, 내가 맞다고. 자신의 의견을 훌륭하게 개진하고, 설득을 하려 노력하는 것 자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것에 동의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폭력이죠. 


과학적으로 당대에 진리였던 것조차 훗날 오류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합니다. 가장 쉬운 예로 천동설과 지동설의 다툼이 그랬죠. 세계의 모든 사람이 진리인 줄 알았던 것조차 알고 보니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는데 그렇게 지독하게 내 의견만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방 역시 소중한 누군가의 자녀이자 부모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존중하면 세상이 조금 더 좋아지지 않을까 합니다. 나 자신의 마음의 평화를 유지해 스트레스를 줄이고 나의 언행이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있지는 않은지 매일 돌아보면 조금 더 나은 나와 더 멋진 세상이 될 줄 믿습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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