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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Nov 24. 2022

내 안에 극기심을 세우는 방법

심리를 파악하기

Photo by Hello Im Nik on Unsplash

Discipline이라는 단어는 훈육, 규율, 단련이라고 번역되기는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극기심이라는 단어가 더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무도 좋아하지 않지만 부러운 단어라고나 할까? 이런 철저한 자기 수양과 자제력을 가진 사람들을 늘 부러워 해왔던 것 같습니다. 왜 그 한다고 한 것 완전하게, 즉시 해버리는 사람들 말이죠.


극기심을 가진다는 건 항상 어려운 일입니다. 극기심의 대상은 늘 힘들고 난감하고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고통은 필수적이라 해도 괴로움은 선택이란 걸 아시나요? 상황이 괴로움을 만들어내는 것 같지만 사실은 아니라고 심리학에서는 가르칩니다. 내 마음의 저항, 내 반응이 괴로움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하죠.


오늘 아침에 막내를 등원시키기 위해 녀석을 안아 들고 주차장에 갔습니다. 요즘따라 더욱 무거워진 녀석 때문에 팔이 무척 아프더군요. 근데 차에 도착해보니 차키를 안 가지고 왔네요? 아이고. 아이를 안아 들고 왔기에 아이 신발도 안 가져왔는데, 계속 안아 들고 다시 집으로 가서 차키를 가져오느라 팔이 정말 떨어질 것 같았습니다. 팔에 고통이 있었죠. 하지만 괴로웠을까요? 아니요. 아이가 등원 시간에 늦을까 봐 걱정될 뿐이었습니다.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도 종종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고 표현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격렬한 운동 후에 맛보는 행복감. 달리다 보면 무척 힘든데, 정말 그만 뛰고 싶은데, 그런데 기분이 상쾌합니다. 고통은 있으나 괴롭지는 않은 거죠. 이렇게 어려움과 불편함이 다가오더라도 응, 원래 그런 거지 하면서 넘길 수 있다면 극기심을 키우는데 훨씬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또 다른 방법은 후회를 활용하는 겁니다. 내가 그때 그걸 했어야 하는데. 내가 그때 그 이성에게 말을 걸었어야 하는데. 내가 안 하기로 다짐한 특정 행동을 또 했을 때. 내가 맞춘 알람에 일어나지 않아 지각했을 때. 내가 분별력 없이 화가 난 채로 말한 것들. 내가 술김에 행동한 헛짓거리들. 현재가 편해서 넘겨버린 기회들.


우리는 둘 중에 한 가지 고통을 항상 마주합니다. 극기의 고통 또는 후회의 고통이죠. 그러나 극기심의 고통이 kg 단위라면, 후회의 고통은 ton 단위라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그 일을 해치워 버리면 가장 좋다는 걸 알지만 약간의 귀찮음과 힘든 것 때문에 하지 않는다면, 결국 훗날의 후회가 더 큰 고통으로 다가올 거라는 것을 기억하고 그냥 해버리라는 거죠.


내가 10년 전에 삼성전자에 투자했다면. 내가 10년 전에 영어를 제대로 공부했었다면 지금 어땠을까? 내가 5년 전부터 운동을 시작했다면 지금 어땠을까? 내가 지수 펀드에 2년 전에만 투자했다면 몇 배를 벌었을 텐데 이런 후회들은 정말 뼈아프죠. 그러니 뭔가 극기심을 가지고 도전하려 할 때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는 마음을 가지면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정리해 보면, 우선 극기심을 가지고 성취해야 할 대상을 어렵다고 느끼는 건 내 마음의 저항심일뿐이니 그냥 해버리면 된다는 생각. 거기에 하지 않으면 더 후회가 남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습관. 이렇게 두 가지 심리적 도구를 사용하면 극복해야 할 대상이 좀 더 쉽게 다가오지 않을까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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