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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Dec 01. 2023

막내딸의 감기와 아빠의 감기

몸이 아프면 모든 게 귀찮아지는데

Photo by Kelly Sikkema on Unsplash


이번주는 월요일에 막내딸이 감기에 걸려서 월요일 화요일을 유치원에 등원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수요일에 등원했는데 여전히 잠이 평소보다 많고 평소보다 덜 먹고 있네요. 혀에도 뭔가 염증이 생겨서 걱정입니다. 다행히도 열은 하루 만에 잡혔지만 며칠 잘 안 먹었다고 볼이 홀쭉하게 들어가는 걸 보면 안쓰럽습니다. 


어제 아침(목요일)에 일어나니 아빠인 제가 목이 완전히 건조해져 말을 못 할 지경이 되었습니다. 8시까지 이불 꽁꽁 둘러 쓰고 늦잠을 잤습니다. 원래 7시에 일어나 아이들 아침도 챙겨주고 등교 준비도 도와주곤 하는데 몸이 정말 말도 아니더군요. 열도 나고 오한도 들고.


우리 집은 보통 막내가 감기에 걸리고, 이어서 제가 걸립니다. 오빠들은 같이 걸릴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죠. 엄마는 주로 안 걸립니다. 그건 좀 신기해요. 왜냐면 엄마가 제일 약해 보이거든요. 맨날 힘들다고 눕고, 안마해 달라고 아이들과 제게 번갈아가며 요청을 하곤 하는 그녀가 사실은 가장 면역력이 쎈 힘쎈 여자?


집 주변의 의원을 찾아갔습니다. 2주 전에 여기서 독감 주사를 맞았던 병원이죠. 열이 37.5도 정도 나왔는데 독감 검사를 해야 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의사 선생님 말씀대로 일단 검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검사와 진료와 모든 걸 하니 대기 환자가 3명뿐이 없었는데 총 1시간이 넘게 걸리더군요.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제일 많이 가는 병원은 아무래도 소아과인데, 저희 집이 자주 가는 소아과는 대기가 20명에 달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도 이렇게 오래 걸리지 않거든요. 힘들어서 운전하지 않고 걸어갈 수 있는 집 근처의 의원을 갔더니 이렇게 늦어지는 상황입니다.


거기다 이젠 주사도 맞으라고 하시네요? 근데 낫게 하는 주사이거나 빨리 낫는 주사도 아니고 힘든 걸 줄여주는 주사라나? 그런 주사도 있나요? 제 표정이 좀 안 좋아지는 걸 보신 선생님이 이건 꼭 맞아야 하는 주사는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 네. 그럼 안 맞을게요. 비용도 3만 5천 원이 나왔습니다. 소아과에서 맨날 몇 천 원 진료비를 보다 3만 원이 넘는 비용을 보니 이 역시 기분에 영향을 주네요.


몸 컨디션이 좋지 않으니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나는 거 같습니다. 오늘은 화내지 않게 조심해야 하는 날이구나라고 스스로 다짐을 해 봅니다. 조금은 설렁설렁하게 하루를 보내야 컨디션 회복을 하겠구나 싶습니다.


어제는 그래서 몇 달 만에 하루 글쓰기를 쉬었죠. 몸이 아프니 모든 게 다 귀찮아지더군요. 큐티도 쉬었고, 운동도 쉬었습니다. 저녁식사는 그냥 한솥 도시락을 시켜 먹었습니다. 저녁이 되니 컨디션이 조금은 나아졌지만, 그리고 나니 자책감이 들더군요. 이렇게 쉽게 하루를 날리다니. 하던 일을 이렇게나 줄이고 하루 종일 아프다는 핑계로 뒹굴거리다니!


아! 어찌 되었든 맘에 들지 않는 하루였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은 튼튼한 건강을 선물로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독감이나 각종 감기는 물러갈지어다~~ 훠이훠이~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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