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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Dec 18. 2023

저는 제가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완전히 막막하네요

Photo by Romain Vignes on Unsplash


저는 미국의 4년제 주립대 졸업생입니다. 1992년부터 1996년까지 재학했었죠. 당시에는 꿈에서도 영어로 대화했습니다. 이후 귀국해서 군대 제대하고, 10년이 넘도록 해외영업부에서 근무했습니다. 수많은 영문 이메일을 날리고, 조사보고서를 작성하며, 국제 전시회에서 거의 매달 바이어와 상담을 했습니다.


지금도 매일 영어로 된 블로그와 신문기사와 책을 읽습니다. 그런데, 내년 목표로 영어로 글쓰기를 세우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보도자료를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내용을 영어로 쓰면서 나만의 뷰포인트를 추가해서 쓸까 살펴보기 위해서였죠. 


그런데 글을 쓰고, 쓴 글을 읽어보니 전혀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마치 초등학생이 띄엄띄엄 본문을 요약한 느낌? 혹시나 싶어 구글 번역기로 한글을 영어로 번역해 보니 제가 쓴 글보다 훨씬 매끄러운 겁니다! 으악! 기술의 발전을 통감하고, 제 자신의 능력에 회의감이 몰려오더군요.


확실히, 글을 쓰는 것은 언어의 활용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인 듯합니다. 이거… 정말 내년 목표로 잡아도 되는 걸까. 시도해도 오래 지속하지도 못할 거 같은데… 이렇게나 못하면 재미도 없을 텐데.. 글을 쓰는 것이 읽는 것과 이렇게나 큰 난이도의 차이가 있을 줄이야.. 포기해야 하나?


그러다 오늘 아침에 새로운 글을 읽었습니다. 자신의 인생을 B급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사람. 학창 시절에 초등학생까지는 우등생이었다가 난이도가 올라가는 중학생 이후부터는 그냥 그저 그런 성적을 유지하고, 그럭저럭 대학교에 진학해서 적당한 기업에 취업한 B급 인생.


그렇게 쭈욱 살다 보면 언젠가는 연봉 8천만 원까지 받을 수 있는 직장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1억은 너무 심한 거 같고. 이런 생각을 하면서 직장생활을 해가던 어느 날, 과연 이렇게 사는 게 의미가 있는 인생인지 돌아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글쓰기.


지금은 어느 정도 인터넷에서 알려진 사람이 되었기에 이제야 밝히는 거지만 사실 여전히 자신은 자기를 B급이라고 생각한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B급 인재라고 해도 반드시 준수하게 성공할 수밖에 없는 비결을 찾았다고. 


지금 가장 글을 잘 쓰는 사람도 아니고, 미래에 가장 잘 쓰는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것도 알지만, 지금처럼, 1237일 동안 글을 매일 써온 것처럼 지속하기만 한다면 반드시 일정한 성공은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지금의 위치에 이른 것도, 글을 잘 써서 그렇게 되었다기보다는 천일이 넘도록 계속 글을 쓴 덕분이라고.


이렇게 3년이 넘도록 글을 쓰면서 생각한 건 사실 거의 대학 4년의 시간만큼 시간을 투자한 셈인데, 대학교를 졸업하고 내 전공과 관련된 직장에 들어가지도 못했는데 그에 비하면 지금 글을 쓰는 것은 충분히 내가 노력한 만큼의 보상을 주고 있는 거라고.


결국 매일 시도하고, 매일 실행해야 실력도 향상되고 상위권에 오를 수 있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제가 한글로 글을 쓴 건 365건뿐인데 이 사람은 훨씬 더 오래, 많은 글을 쓴 것을 보니 제가 습작 한 개를 영어로 써보고 포기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영어 작문의 기초부터 새롭게 공부해야겠어요. 전에 결재한 유데미 강의부터 들어야겠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시도하고 낭패감이 들 정도로 내 글에 실망해도 매일 다시 일어서서 글을 쓰는 사람이 되길 소망합니다. 여러분의 2024년 계획도 응원합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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