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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Feb 16. 2024

게임이론으로 살펴본 역사 이야기

그들은 왜 최후의 승자가 되지 못했나 (한순구)를 읽고


High command: Jacques-Louis David's "Napoleon Crossing the Alps," 1802.Credit...Image from RMN (Chât


2월의 첫 책은 10일까지 읽지 못했네요. 연휴에 여기저기 다녀오느라 계획에서 조금 밀렸습니다. 어서 남은 두 권도 읽어야 하는데 휴우~ 한 달에 책 세권 읽는 것도 정말 각 잡고 시간 내지 않으면 바로 밀려버릴 수가 있어서 조심해야겠어요~


1장부터 13장에 이르기까지 역사 속에서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이 어떤 부분에서 실수를 하고 실패를 했는지, 그리고 그 이유가 무엇 일지에 대해서 게임이론을 기반으로 풀어내는 신박한 역사책입니다. 플롯 자체는 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역사 속의 뒷 이야기들을 풀어놓아서 알지 못한 것을 알아가는 재미도 있었고요.


약간 아쉬운 것은 주인공 인물들의 선택입니다. 항우, 한신, 로마, 당태종, 신라왕 김춘추, 가마쿠라 막부,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오사카 성 전투, 인조의 정묘호란, 프랑스 나폴레옹, 미국 남북전쟁, 러시아 고르바초프 등 다양한 주인공의 상황이 나열됩니다. 


일단 우리나라 사람을 주인공으로 하는 1권을 출간하고, 세계의 인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별도의 책을 냈다면 더 읽기 좋았을 것 같습니다. 일단 익숙한 한국의 인물들로 상편의 이야기를 끌고 나갔다면 더 몰입감이 컸을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읽으면 읽을수록 게임이론은 정말이지 이기적인 인간을 적나라하게 파헤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어찌 보면 냉정하리만치 인간의 본성을 긁어내서 본능의 단계까지 내린 다음 어떤 선택을 했어야 하는지 알려준다고나 할까요? 낭만, 멋, 이런 거 없고 모두 냉정하게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이렇게 했어야 한다는 결론들. 


게임 이론의 대상이 대체적으로 기업인데, 고대시절부터 역사의 이야기들을 기반으로 이론을 풀어나가니 당연히 대상이 국가가 되어 버리기에 발생하는 괴리가 약간 있는 거 같습니다. 하지만 책의 주제가 역사적 인물들의 결정을 게임이론으로 해석하는 것이니만큼 당연한 것일 수도 있지요.


개인적으로는 11장의 나폴레옹 편이 기억에 남습니다. 1789년 프랑스 대혁명 이후 프랑스만 공화정을 실시하고 주변의 모든 나라가 왕정이어서 적대국으로 둘러싸인 가운데 어떻게 프랑스가 온 유럽을 패배시킬 수 있었는지 설명하는데 정말 나폴레옹 한 사람의 작품이 아니더군요.


소총이 발명되어 수십 년 수련한 기사보다 몇 주 훈련한 소총병이 더 강한 화력을 가지게 되었고, 그 소총병은 다시는 왕정으로 돌아가기 원치 않는 농민들이 주체적으로 목숨을 걸고 전투하는 높은 사기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평민 출신 나폴레옹처럼 평민 출신 뛰어난 장교들이 복무했고 사단과 군단 체계를 도입해 독립된 작전권을 가진 전투부대의 역할 또한 컸습니다.


경제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 구성원의 주인의식이라고 합니다. 그것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조직의 성공과 실패가 명확하게 나뉜다고 하지요. 당연합니다. 주인의식이 있는 직원들로 뭉친 회사는 그 무엇도 두렵지 않을 겁니다. 농노부대로 채워진 당시 왕정 국가들의 부대는 프랑스 육군에게 쨉이 되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죠.


나폴레옹이 실패한 것은 이렇게 사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방법을 주변 국가에게는 베풀지 않고 황제로써 고압적인 명령을 내렸다는 거죠. 영국과 교역하지 마라! 그래서 손해를 본 제후국들이 영국과의 전쟁에서 영국 편을 들고 결국 마지막 전투에서 패배하게 되는 수순. 


결국 조직이 성공하려면 주인의식을 불러일으킬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야 하고, 권한을 아래로 내리면 내릴수록 조직은 더 강해진다는 사실입니다. 단순히 돈을 더 준다고 주인의식이 생기는 것은 아니니 조직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더 열심히 방법을 찾아봐야겠지요? 어떤 일을 하던지 주인의식이 있다면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만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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