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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Dec 06. 2022

인생을 게임처럼

단, 세이브는 없다

chuckchee - Getty Images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게임화)란, 게임에서 많이 활용하는 보상 시스템을 내 삶이나 다른 분야에 적용하는 기법입니다. 사실 인생의 많은 부분들이 게임과 닮았습니다. 더 성장하기 위해 새로운 스킬을 배워야 하고, 뛰어난 캐릭터를 가지려면 시간이 필요하고, 난이도 높은 보스 몬스터(목표)를 잡으면 희열을 느끼게 되죠.


하지만 인생에는 또 하나의 목숨이 없으며, 세이브(저장)와 재시작이 없습니다. 하드코어도 이런 하드코어 게임이 없죠. 인생에는 오직 단 한 번의 기회만 존재합니다. ‘지금’이라는 이름의 기회죠. 이 기회를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세계적인 플레이어가 될 수도, 저기 구석의 NPC처럼 서있기만 할 수도 있는 겁니다.


게임의 가장 큰 특징 몇 가지만 뽑아 보면, 우선 경험치 막대가 있습니다. 우리가 종합적으로 얼마큼 성장했는지 보여주는 척도죠. 아무리 작은 목표를 달성해도 티끌만큼이라도 분명히 나에게 경험치가 들어옵니다. 그리고 메인 퀘스트와 사이드 퀘스트가 있습니다. 우리가 뭘 해야 하는지 친절하게 알려주죠. 또한 보상 시스템이 즉각적입니다. 골드로 주던, 포인트로 주던, 경험치나 아이템으로 줄 때도 있습니다. 복불복 확률이 늘 도사리고 있습니다. 몬스터를 죽이면 정확히 뭐가 떨어질지 모르기에 기대하게 됩니다. 뭔가를 달성하면 바로 팝업이 뜨면서 축하한다고 피드백을 줍니다. 아주 자주 칭찬을 받게 되죠. 그리고 친구 추가, 파티와 길드 시스템이 있어서 더 큰 몬스터를 죽이기 위해서는 여럿이서 협력해야 합니다.


이런 특성들을 내 인생에 접목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내 경험치 막대는 어디쯤 와있을까요? 같은 30세라고 해도 분명 다른 량의 경험치를 가지고 있을 겁니다. 내가 어떤 스킬을 얼마큼 마스터했는가, 어떤 목표를 얼마큼 달성했는가에 따라 당연히 다른 경험치를 가지고 있겠지요. 밤새워 게임을 하는 건 쉬운데 밤새워 공부하는 건 어렵죠?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에 따라 경험치 막대의 크기는 다를 겁니다.


나는 목표를 분명히 가지고 있나요? 게임에서 가장 큰 목표는 더 높은 랭크, 즉 더 높은 레벨의 플레이어가 되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 안내를 자처하는 퀘스트가 존재하죠. 인생에서는 누가 자동으로 퀘스트를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내가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그에 속하는 서브 퀘스트를 만들어야죠. 


게임이 사람을 유혹하는 가장 큰 이유가 저는 보상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즉각적인 보상. 즉각적인 도파민 분출과 만족이죠. 인생과 가장 다른 부분인 것 같습니다. 내가 무언가 달성해도 세상은 즉각적인 보상을 주지 않거든요. 그래서 나 스스로 목표도 세워야 하지만 스스로 보상도 책정해 나에게 부여해야 더 오래 달릴 수 있습니다. 


인생에는 불확실성이 게임보다 더욱 큽니다. 고등학교 졸업까지는 튜토리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후의 본 게임에서는 ‘지금’ 무엇을 하는가에 따라 더욱 레벨이 달라지게 될 겁니다. 골드(돈)도 마찬가지죠. 게임에서 아무것이나 사지 않고 가장 내 레벨에 맞는 가성비 장비를 찾듯이 차곡차곡 모으고 낭비하지 않아야 합니다. 


인생에 친밀한 파트너의 존재는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그 동반자가 친구이던, 배우자이던, 애완동물이던, 나를 위로하고 격려해줄 존재가 꼭 필요합니다. 가족이 그럴 수 있다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가장 오랫동안 마주할 사람이니까요. 현재 가족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다면 나 자신을 위해서 관계 개선을 위한 투자를 좀 하는 것도 좋은 생각일 겁니다. 게임에서도 친구 추가 아무리 많이 하더라도 가장 오래 같이 게임한 사람이 중요한 건 당연한 거 아니겠어요?


게이미피케이션을 삶에 적용한 어플이 종종 출시되지만 아직 만족스러운 소프트웨어는 없네요. 개인적으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입니다. 조금 더 쉽게 나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거든요. 여러분도 목표(퀘스트)와 보상을 분명히 해서 매일 성장하고 레벨업 하시길 기원합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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