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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Mar 08. 2024

취미가 절정에 이르면?

다른 사람에겐 일처럼 느껴지지만 나에겐 노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을 찾아라

Photo by Pablo Escobar on Unsplash


저는 과거에 이력서를 쓸 때 취미 항목에 거의 비슷한 내용을 채웠습니다. 신문 읽기, 독서, 소설 읽기 등으로 말이죠. 시기에 따라서 책 보다 신문에 흥미가 꽂힐 때도 있었고, 소설에 몰입해서 읽을 때도 있었습니다. 솔직히 청소년 시기엔 만화에 더 관심이 있었지만 차마 이력서 취미에 그걸 쓸 자신은 없었고요.


그렇게 수십 년을 텍스트와 가까이 지내다 보니, 나도 글을 쓰고 싶었던 적이 꽤 있었죠. 하지만 쉴 틈 없이 돌아가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거기까진 무리가 아닐까 싶어서 포기하고 살아왔습니다. 2년 전의 어느 날 까진 말이죠. 그때, 꾸준함의 기적에 대한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나는 과연 무엇을 꾸준히 하고 살아왔는가? 딱히 생각나는 게 없더군요. 취미로 읽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서평을 쓰는 것도 아니었고, 기록으로 남긴 것도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글을 써보기로 했습니다. 쓰는 법을 배운 적도 없고, 매일 글을 쓸 자신도 없었지만 시작해 보기로 합니다.


처음에는 일주일에 두 편의 생각 꼭지를 풀어내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두 달이 지나자 일주일에 세네 번은 쓸 수 있었습니다. 주 5회 글쓰기가 정착된 건 아마도 6개월이 지나서였던 거 같습니다. 그래도 빨간 날은 쉬어가면서 글을 썼지요.


2년이 지나고 요즘은 무척 새로운 느낌입니다. 경험하고 마주한 순간들을 모두 글로 옮기고 싶어지는 순간이 왔습니다. 그렇게 되면 하루에 글을 두 편을 쓸 때도 있고, 세편을 쓰고 싶을 때도 생겼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이 기다려지고, 기대하게 되고, 즐거운 일로 어느 순간 변화되었습니다. 


취미를 가지게 되면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할 기회를 얻게 됩니다. 마음의 평화, 또는 마음의 휴식처를 얻게 되는 셈이죠. 내 에너지를 무언가에 쏟아부어서 뭔가 더 발전하는 모습 그 자체가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다르게 만듭니다. 살아있다는 걸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기분?


삶에 더 관심이 생기고, 관심은 호기심이 되며, 호기심에 가득한 사람은 그 자체로 더 흥미로운 사람으로 변모합니다. 시간을 때울 거리를 찾을 필요가 없어집니다. 


취미가 무엇인가요? 설마, 없는 건 아니겠죠? 숨쉬기, 뭐 그딴 걸 대려는 거 아니죠? 누구나 마음 깊은 곳에 숨겨진 ‘하고 싶었던 그것’이 있습니다. 취미를 나중에 사업화할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냥 괜히 관심이 생기는 것. 국궁일 수도, 포켓몬 카드 수집일 수도, 기타를 치는 걸 수도 있죠.


먼 미래에 충분히 진지하게 배우고 익혔으면 그때는 어떻게든 커리어로 변할 수도 있습니다. 인터넷에 수많은 플랫폼들이 있으니 안될 건 없죠. 하지만 시작할 때는 그냥 즐거워서 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아무도 무언가를 하라고 강제하지 않고, 계속하도록 강요할 수도 없으니까요.


퇴근해서 빨리 하고 싶은 일이어야 합니다. 수동적인 TV시청 같은 거는 취미로 안쳐줍니다. 그런 경우에는 매번 방송을 보고 그 후기와 느낀 점을 기록하는 방법을 추가해 보세요. 나라면 여기에서 이러저러한 변화를 줄텐데, 하면서 말이죠. 누가 알아요? 훗날 대단한 디렉터가 될지?


처음부터 잘할 수 없다는 걸 인지하고 시작해야 합니다. 매번 시도할 때마다 조금씩 향상되는 실력을 경험할 수 있으니 멋진 일이죠! 이 부분에서 지식을 조금 더 습득하고, 여기서 더 배우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반짝! 떠오르고. 한마디로 더 능숙해지고 경쟁이 되는 실력으로 향상되어 간다는 말입니다.


싫어하는 걸 나중에 돈이 될 거라는 이유로 시작하지 마세요. 그렇게 심한 짓을 스스로에게 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경쟁에서 이기는 가장 쉬운 길은 좋아하는 걸 하는 겁니다. 내 인생에 강한 욕망을 가지게 할 어떤 취미를 가지게 된다면 충분히 즐거운 삶이 펼쳐질 겁니다. 제가 좋아하는 라비칸트 씨의 명언이 있습니다.


Find the thing that looks like work to others, but feels like play for you. - Naval Ravikant
다른 사람에겐 일처럼 느껴지지만 나에겐 노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을 찾아라 - 나발 라비칸트

 

오늘의 결론: 호기심을 다시 살리고 어린이 시절의 흥분과 즐거움을 일깨워 보세요. 흥미진진한 느낌을 가진 적이 도대체 언제였나요? 취미가 불을 붙여줄 겁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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