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영무 Mar 28. 2024

인생이 꼬였다고 느낄 때

답답하고 하루 종일 힘이 없지만

by unsplash


어제는 하루가 날아가버린 꼬인 날이었습니다. 아마도 시작은 그 전날부터 영향을 줬겠죠. 집에서 밤에 소설책을 읽었는데,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새벽까지 읽게 된 거죠. 그 영향으로 아침의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퇴직을 했는데 늦잠 자면 좋지 않냐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게을러지는 자신을 보기 싫어서 오전 스케줄을 스스로 만들어 두었는데 지키지 못한 거죠. 


그리고 애들 학교 가고 마누라님 출근한 뒤에는 애라 모르겠다 어차피 망가진 오전 일정이니 소설책으로 쭈욱 달려 보자…라고 한 것이 결국 스스로 다짐한 글쓰기 약속까지 깨져버린 겁니다. 아.. 스스로가 이렇게 한심해 보일 수가.. 스스로 다짐한 것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데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하며 자책하게 된 하루였습니다. 


인생이 꼬였어!라고 말하곤 하지만 사실 인생은 당신을 꽈배기처럼 꼬은 적이 없습니다. 다만 당신이 어떤 액션을 다른 액션보다 우선순위에 두기로 선택한 것뿐입니다. 어제의 저의 하루도 사실 나에게 유익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운동을 하고 등의 액션을 계획하였으나 결국 내가 스스로 소파에 파묻혀 소설책을 핸드폰으로 하루 종일 읽기를 선택한 것입니다.


신기하게도 내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는 액션들은 왜 그렇게 중간에 막히는 일이 많은지 몰라요. 뭔가가 계속 태클을 걸어서 더 나은 인생으로 방향을 돌리거나 추진하지 못하게 막는 세상의 법칙이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더 신기한 것은 편안하게 누워서 할 수 있는 액션들은 전~혀 막힘없이 추진된다는 사실이죠. 


넥플릭스를 밤새 본다든지, 소설색이나 만화에 집중한다든지, 하루 종일 게임을 한다든지, 친구들과 술 한잔 한다든지 하는 계획들 말입니다. 대신 만족을 지연시키는 어떤 액션을 계획할 때마다 신기할 정도로 의욕이 저하되고 뭔가 가로막는 것들이 생겨납니다. 


인생은 항상 우연의 요소와 가변의 요소들이 뿌려져 있습니다. 우리는 항상 바쁘게 무언가를 할 겁니다. 아무런 문제도 없이 완벽하게 문제가 없는 상태에서 완벽한 동기부여를 받고 일할 수 있는 축복이란 존재하지 않죠. 항상 내 앞에는 문제가 있을 것이고 그것을 하나씩 풀어가야 하는 것이 인생이라고 도리어 생각하는 것이 맘 편합니다. 


인생이 꼬였어!라고 말하곤 하지만 사실 인생은 원래부터 당신에게 직구만 던지지 않습니다. 인생이 변화구나 커브를 던지면 계속 삼진을 당하고 직구를 던지기까지 기다릴 건가요? 쟤가 커브를 던지는 게 문제예요!라고 투덜거리기만 할 건가요? 이런 상태로 가면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저도 어제 그런 상태였지만 말이죠.


인생의 타율을 올리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커브이던, 변화구이던, 더 잘 칠 수 있도록 공부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죠. 학생일 때도, 월급쟁이일 때도, 사업을 해도, 은퇴를 해도 인생은 새로운 공을 던져줍니다. 새로운 숙제를 주고 새로운 문제를 내죠. 어떤 공이 올지 걱정하기보단 더 연습해서 어떤 공이 와도 똑바로 보고 치려고 노력할 것이다는 마음가짐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매일 등하원을 직접 차로 시켜줘야 하는 막내가 있습니다. 맞벌이를 할 때는 이모님이 등하원을 담당하셨는데 멀리 있는 특수학교로 진학시킬 계획을 세우면서 결국 제가 퇴직하고 등하원을 담당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났습니다. 이렇게 매일 등하원과 주 2회 병원을 다녀야 하는 상황에서 내가 뭔가 다른 것을 새로 할 여유가 있겠냐고만 생각했다면 그대로 퍼지고 말았겠죠.


언제나 핑계를 댈 수 있는 상황은 생길 수 있습니다. 인생을 누군가가 나도 모르게 꼬아 놓은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결국은 자신이 과거에 선택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금 오늘 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선택하겠습니다. 조금 더 나은 나를 위한 선택으로, 지금 즉각적인 만족을 추구하지 않는 방향으로. 그래야 내일은 꼬이지 않고 풀린 날들이 다가올 것이라 믿습니다.


오늘의 결론: 매일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상한 행동을 해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