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행복하라-를 읽고
앤드류 매튜스(Andrew Matthews)의 "그럼에도 행복하라"라는 책을 읽고 있는 중입니다. 원본은 "happiness in hard times"라는 책이죠.
첫 장이 받아들임에 대한 내용입니다. 지금의 상황이 최악이라고 느끼는 사람들을 위한 장이죠. 상황을 호전시키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지금의 나의 처지를 받아들이는 일이라는 겁니다.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상황과 화해하고 악수를 하는 것이죠. 지금 나의 상황은 이러해, 하지만 이젠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살 거야,라고 다짐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너무 어려운 상황에 몰려 있다면 미래계획을 세우기보다는 하루 단위씩만 생각해서 걱정을 줄이라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만약 아주 심각한 상태라면 단 5분 만의 미래를 생각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하는군요. 어려운 상황에서 1년의 미래를 생각하면 더 많은 고민과 걱정으로 가득 찰 수밖에 없으니 단기 처방을 이렇게 내리는 것이죠.
인간의 모든 행위의 동기는 좀 더 행복해지고 싶은 욕구라고 합니다. 심지어 자살하는 사람조차 죽는 게 사는 것보다 더 행복하기 때문에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따지면 타인에게 친절한 것이나 기부하는 행위들도 모두 설명이 가능하죠. 그것이 더 나에게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책에서 우리가 행복을 지연시키는 6가지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는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1번: 내가 다른 곳에서 살았다면 행복할 텐데
서양에서는 아시아 문화권에 대한 막연한 철학적인 동경이 있습니다. 티베트 같은 곳에서 명상하면 득도를 할 것 같은, 깨달음을 얻을 것 같은 느낌이 있다는 거죠. 그래서 서양에서는 티베트로 나를 찾기 위해 떠나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저자가 이걸 1번으로 꼽은 것 같네요.
하지만 티베트에서 삶의 이유를 발견한다는 것은 사실 말도 안 되는 이야깁니다. 진짜 삶의 의미는 자신의 생활에서만 찾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새로 시작하기 가장 알맞은 장소는 지금 살고 있는 곳이라는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티베트로 떠날 필요까지는 없지만 새로운 장소는 새로운 영감을 불러오고 변화를 자동적으로 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유효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장소가 자동적으로 행복을 부여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지만,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방법으로 사용할 만합니다.
2번: 내가 나이가 더 어리다면 행복할 텐데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개인적으로 더 나이가 들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20대 때는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50살 무렵이지만 더 젊어지길 원한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많이 있나 보죠?
그러나 연구조사 결과에 의하면 다음과 같이 나이가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애리조나 주립대의 윌리엄 스톡은 백여 개의 행복 관련 심리학 논문 조사 결과 나이가 행복에 미치는 영향은 1%도 안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합니다.
15-24세: 81% 만족
25-34세: 80% 만족
35-44세: 80% 만족
45-54세: 79% 만족
55-64세: 79% 만족
65세 이상: 81% 만족
대한민국의 통계와는 다르지만... 나이와 상관이 별로 없죠?
3번: 완벽한 이상형을 만나면 행복할 텐데.
음... 이건 좀 애매하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결혼한 시점에는 지극히 행복했으며 지금도 무난한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완벽한 이상형이라는 존재가 있는지는 의문이군요. 그리고 그런 사람이 딱히 나와 사랑에 빠질 거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은 없습니다.
그리고 책의 내용을 보면 행복한 사람들은 자신의 배우자를 만나기 전에도 행복했었다는 엄청난 함정이 있군요. 다른 사람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는 없는 법입니다. 그런 건 아주 짧은 기간 동안만 가능하겠죠.
4번 만약 나에게 이런 문제가 없었다면 행복할 텐데.
내가 가진 돈이, 내가 가진 장애가, 내 가족 중에 하나가, 내 친구 중에 하나가, 내 버릇 중에 한 가지가, 등 생각하면 아주 많은 것들이 나에게 문제가 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살면서 언제나 크고 작은 문제에 부딪치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별거 아닙니다.
사업가일 때 수십억 짜리 계약을 하느냐 못하느냐에 대한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면, 은퇴하면 집의 창문이 더럽거나, 정원의 개미굴이라든가, 잔디가 지저분하다든가 하는 사소한 문제들이 내 머릿속을 점유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이죠. 결국 큰 문제가 없어져도 여러 가지 작은 문제들은 끊임없이 생겨날 겁니다.
5번: 내가 저것만 가진다면 행복할 텐데.
아~~~ 정말 큰 이유죠. 우리는 모두 광고 홍수의 시대에 살고 있고 비교 홍수의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저 광고 속의 물건이 있어야 쿨한 사람이 되는 것이고 저 광고 속의 옷이 있어야 인싸가 되는 것이죠.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환상입니다. 광고주가 만들어낸 내 물건을 사야만 하는 이유를 조작하는 환상이죠. 그 물건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어야 진정한 행복인 것이지, 그 물건으로 생긴 행복은 완전히 구매 이후 사라지게 되어 있습니다.
6번: 이런 때가 되면 행복할 텐데
음... 사실 저는 이게 가장 맘에 와닿았습니다. 저번에 아내가 물어보더군요. 은퇴하고 집에 있으니 행복해? 저는 완전 긍정했습니다. 매일 아이들을 챙기고 데려다주고, 오고, 병원에 가고, 간식을 챙기고, 숙제를 챙기고, 책을 읽고 하는 모든 행위가 참으로 행복하거든요.
사실 그전에부터라도 행복을 결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하지만 60kg으로 몸무게가 줄어들면 행복할 텐데... 하는 식의 특정한 시기적 조건이 행복해지기 위한 이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행복한 사람은 어떤 일이 일어나기를 기다리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의 결론: 지금 행복하지 않다면 멀리 보지 말고 오늘 하루만 생각하라. 그렇게 비관을 버리는 연습을 해보자.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