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어보기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화를 할 때 직접적으로 관련된 이야기만 하고 그칩니다. 소셜 이벤트라고 해서 참가하면, 많은 사람들은 하루 종일 자기 이야기만 하는 경우도 있죠. 요즘 어떠신가요? 어떤 일을 하시나요? 일은 잘 되나요? 애들은 잘 크고 있어요? 이런 질문 일절 안 합니다.
어떤 사람은 비즈니스 관계에서 대화를 할 때 사적인 대화를 하지 마라고 강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시간 낭비일 뿐이고 고객이 싫어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말이죠. 그런데 이런 스몰토크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그냥 인터넷에서 주문하지 않을까요? 사람과의 대화가 있을 때 더 상품도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을까요?
소소한 질문을 하는 것은 대부분이 하지 않는 즉시 써먹을 수 있는 꿀팁입니다. 누군가를 처음 만나면 상대방에게 질문하고 그의 말을 열심히 들어주세요. 특별한 행동을 하지 않아도 상대방은 당신에게 고마움과 친밀감을 느끼게 될 겁니다. 단숨에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앞서는 비결이죠.
지금 제가 주 1회씩 13주째 듣고 있는 MP 세미나가 있습니다. 단톡방도 만들어져서 공지사항이나 일정에 대한 논의를 하기도 하고, 숙제 완료 답변도 하고 있죠. 제가 포함된 1조는 총 8명으로 7명의 수강자와 한 분의 조장님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정말 대단한 강사님들이 오셔서 열정적으로 강의를 해주시니 한눈팔 시간이 하나도 없습니다. 2시간 30분의 강의가 끝나면 조별로 앉아서 그날 강의에 대한 소감을 서로 공유하곤 하죠. 모든 것이 끝나면 밤 10시가 넘기에 끝나자마자 조별 모임을 건너뛰고 바로 귀가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번주가 마지막입니다. 그런데 너무 콘텐츠에 집중해서 일까요? 조원들의 얼굴은 다 기억하는데 이름이나 성향은 전혀 모르겠는 거예요. 아니, 이거 나만 그런가? 8명 중에서 6명이 직장인이고 은퇴자 2명인데 하는 일들도 하나도 모르고, 어느 동네 사는지도 모르고.
평일 늦은 시간에 진행하는 세미나다 보니 빨리 귀가해야 하는 건 알겠지만 저도 너무나 관심과 배려가 없었다고 생각되네요. 그런데 요즘 트렌드를 따지면 개인적인 것을 물어보는 것이 실례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되기도 하고요. 결혼했는지 물어보는 것이나 자녀가 있는지 물어보는 것도 이제는 걱정해야 하는 걸까요? 여기는 면접장도, 회사도 아닌데 말이죠.
저는 내성적인 사람입니다. 상황에 따라, 예를 들면 아무도 아무 말 없는 침묵의 순간에는 말을 꺼내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이렇게 13주나 같은 조로 강의를 들었는데 상대 조원들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에 대해 민망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너무 질문을 하지 않아서 생긴 문제일까요. 너무 개인적 성향의 사람들만 모여있는 걸까요. 아니면 이 시대 사회의 모습은 다 이런 걸까요. 좀 더 대화를 시도해야겠습니다. 마지막 13주 차인 이번주라도 끝나기 전에 요즘 다들 어떻게 지내시는지 물어보고야 말겠습니다.
오늘의 결론: 상대방에게 요즘 어떠세요라고 물어보고 경청하겠습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