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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Jun 04. 2024

드디어 만 50살이 되었습니다

나를 위한 선물

Photo by Nick Fewings on Unsplash


아내가 생일 선물로 여름 바지 한 벌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옷은 살 필요 없다고 여러 번 말해도 아내는 듣지 않아요. 나의 구린 패션 센스를 견디며 참아 주다가 못 견디겠을 즈음에 한 벌씩 사가지고 오곤 합니다. 하복 바지라 시원하긴 하네요.


최근에 세는 나이가 아니라 만 나이로 나이를 세는 법이 지정되었죠. 덕분에 50살을 한 이삼 년 누리는 것 같아요. 다행히도 나이가 들어 갈수록 조금씩 현명해지는 영역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막혀있는 부분도 있죠. 


눈앞에 아파트 공사장이 있습니다. 뷰가 저 멀리까지 잘 보이던 것이 어느새 철길 너머 건설되는 아파트가 30층 가까이 올라가면서 완전히 막아버렸습니다. 이 아파트를 처음에 지을 때 기반을 다지고 지하층을 건설하느라 땅 위로는 아무것도 없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렇게나 건물이 올라갔습니다.


언제나 아이 같은 중1 둘째 녀석이 요즘엔 학원도 열심히 다니고 선생님 칭찬도 곧잘 받아옵니다. 어제 엘리베이터를 둘이서 탔는데 언제나 눈아래에 있던 키가 이제 아빠의 눈만큼 올라온 거 같아요. 180을 찍은 형보다야 아직 훨씬 작지만 조만간 폭발적으로 키가 클 거 같습니다.


요즘 매주 금요일 점심을 엄마와 같이 하고 있어요. 생각 외로 할 말이 서로 많아요. 우리 가족 이야기, 애들 이야기. 아버지 이야기. 주변 사람들 이야기. 그런데 새삼 느끼지만 나이가 많이 드셨어요. 70대 후반으로 넘어가니 여기저기 아픈 곳도 있고 매일 걷기를 2시간씩이나 하신다는데 여전히 불편한 부분이 있으신 듯합니다.


초등학교 동창생 단톡방이 있습니다. 생일 축하한다고 한 마디씩 해주더군요. 감사한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미 40년 지기쯤 되는군요. 어마어마하죠? 이젠 대학생이 된 자녀가 있는 친구들도 있어요. 우리가 어릴 때를 생각하면 말도 안 될 것 같은데. 현실입니다.


흘러간 시간을 아까워하지 않기 위해서 지금 무얼 하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그리고 정말 지금 내가 세월을 허비하고 있지는 않은지 뒤돌아 봅니다. 저녁 시간이 정말 쉽게 손가락 사이로 흘러가버리는 경향이 큰 것 같습니다. 저는 그래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여전히 주저하고 주변만 때리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합니다. 어떤 부담이 있어서 어떤 핑계가 있어서 이러는 걸까요? 배우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냥 배우기 시작하면 될 텐데 여전히 머뭇거리고 있는 것은 왜 그럴까요?


아무래도 오늘, 날을 잡아야겠네요. 방금 교보문고에 들어가서 인도네시아어 교본 한 권을 구매했습니다. 평소에는 ebook으로 구매하지만, 언어 교재이다 보니 실물 책으로 구입했습니다. 미루는 습관을 떨치고 일어나 평소 배우고 싶었던 분야의 책을 한 권 구매하는 건 어떨까요?


오늘의 결론: 오늘은 책 한 권 사는 날!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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