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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Jun 13. 2024

30년간 꿀 빤 한국 석유화학업계 이젠 어쩌지?

중국과 중동의 역습

Unsplash+In collaboration with Getty Images


오늘 신문에서 가장 눈에 띄고 충격이라고 느껴졌던 기사는 한국 석유화학 업계의 최근 현실이었습니다. 저는 석유화학 업계와 1도 관련이 없지만, 저의 아버지는 70년대, 80년대 중동의 산업 역군으로 플랜트쟁이(건설) 셨지요. 당시에 석유 채굴 플랜트, 해수 담수화 프로젝트 등 여러 공장을 건설하셨습니다.


이런 초대형 플랜트에서는 거대한 자본으로 최신식 설비를 건설해 원가를 낮춰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진짜 야생의 세계입니다. 이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공장은 정유-석유화학 통합 공장(COTC)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중동에서 올해부터 몇 년 사이로 8개의 초대형 공장이 완공된다고 하네요.


지난 30년간 중국은 한국의 석유화학 기업에 1등 고객이었습니다. 2017년에는 한국 수출물량의 절반 이상을 중국에 판매했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2020년부터 중국도 공격적인 공장 증설에 나서서 이미 6개의 COTC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은 아직 딱 1개 짓고 있는 중이고요.


그러다 보니 2015년 중국의 에틸렌 자급률이 74%였는데 2024년 118%에 달할 것이라고 합니다. 한국산 물량을 수출할 길이 없고, 도리어 막대한 량이 수출시장에 풀려서 한국 제품과 경쟁하게 되겠죠. 중국의 저가 공습. 어디서 많이 듣던 말이죠? 이젠 상품뿐만 아니라 원재료에서도 경쟁이 격화될 겁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중동이라고 생각되네요. 중동은 석유 생산국이잖아요? 석유는 운송비가 원가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유조선을 띄울 필요 없이 석유 시추 장소 바로 옆에 COTC를 건설하면 원가가 얼마나 낮아지겠어요? 기사에서는 원가가 3분의 1이라고 합니다.


이 수준이 되면 거의 게임 끝이죠. 원가 5% 절감에 피가 마르는데 원가 66% 절감이라니. 한국의 화학 기업들은 정말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이미 너무 늦은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LG화학, 롯데 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 토탈 에너지 등 많은 대기업이 연관되어 있는데 말이죠.


원가 경쟁력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애쓰고, 더 높은 효율, 더 부가가치 높은 신제품, 고효율의 신기술. 해결해야 할 것이 너무 많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석유화학 산업의 국제 순위는 4위라고 합니다. 1위 미국, 2위 중국, 3위 사우디 아라비아, 그리고 그다음인 거죠. 기름이 안나는 국가 중에서는 1위인 셈입니다. 


이렇게 되기까지 우리의 윗 세대 엔지니어들은 얼마나 많은 수고와 고생을 했겠어요? 그분들의 수고를 무효화시키지 않게 부디 잘 위기를 극복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눈물이 납니다.


게다가 중요한 거대 산업단지, 즉 화학기업들의 공장은 대부분 지방에 있습니다. 그곳들이 문을 닫는다면 지방의 경제가 더욱더 어려워진다는 말이고, 그 관련 하청 기업들도 아주 힘들어지겠죠. 거의 도시가 망하는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릅니다. 그럼 그 지역 부동산도 망하겠죠? 진짜 거대한 위협입니다.


오늘의 결론: 세상의 변화에 눈을 크게 뜨고 같이 변화해야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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