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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Jun 14. 2024

국제 경쟁에서 이기려면 뭉쳐라

석유화학 업계의 위기를 벤치마크 하라

Unsplash+ In collaboration with Getty Images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현대차와 LG엔솔이 서비스형 배터리(BaaS 바스) 시장에 진출한다는 뉴스가 실렸습니다. 정부와 유관 협회들도 같이 협의체를 구축할 거라는 이야기도 있고요. 배터리 자체를 표준화하는 게 아니라 그걸 갈아 끼우는 방식을 표준화하려는 거죠.


배터리 내부의 기술은 각자 회사의 기술이지만, 호환이 가능하도록 인터페이스를 맞추면 결국 소비자에게 편리한 일이 되고, 비상시 배터리 교환이 10분으로 줄어든다는 장점이 생깁니다. 중국의 니오라는 업체는 이미 중국 전역에 배터리 교환소 2400곳을 설치했다고 하네요.


배터리가 전기차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가까운데, 바스 시장이 태어나면 차주가 배터리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빌려 쓰는 방식이 되므로 전기차 가격도 내려갈 것이라는 겁니다. 삼성 SDI, 나온 등 다른 배터리 제조사들도 빨리 협의체에 참여해 연합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반면에 10조 원에 달하는 호주 정부의 함정 건조 프로젝트가 공개되었는데,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 한국 HD 현대중공업, 한국 한화 오션에서 경쟁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은 내부적으로 J방산 원팀을 갖추고 있는데, 한국 업체는 따로 경쟁하는 셈이죠. 이미 경쟁에서는 미쓰비시가 앞서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한국 정부에서 지원을 해주려고 해도 두 회사 중에 어디를 공정하게 지원해 줄 수 없는 문제까지 생기고. 이런 기회를 국내 회사끼리 경쟁하다가 놓치면 정말 친일파 아닐까요? 프로젝트가 총 11척을 건조하는 것인데 두 회사가 합심해서 건조하는 것도 문제가 없을 텐데 정말 이 회사들의 리더들이 한심합니다. 


한편 액화수소 화물창을 공동 개발하기 위한 연합전선도 생겨났습니다. 현재 유조선과 LNG(액화천연가스) 선이 에너지 운반선의 대표인데, LNG 운반선을 건조하는 것은 한국 조선사들이 제조하지만, 화물창(LNG저장고)은 프랑스 GTT사의 설계를 사용해 건조하는 척당 매출의 5%를 설계비로 내야 한다고 합니다.


매출의 5%! 매년 수백억 원이 프랑스로 넘어갑니다. 액화수소 화물창은 아직 너무 어려운 기술이라 세계 표준이 없는데,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포스코, 현대제철, 한국선급 등의 회사가 수소선박 재료시험 표준화를 위한 MOU를 맺었습니다.


설계 표준도 아니고 재료시험 표준화니까 아직 본격 개발에 들어가려면 한참이 남았겠네요. 게다가 아직 MOU에 불과하니 실질적인 협력도 길게 봐야 하고요. 그런데 이런 신기술에 코리아 팀으로 뭉쳐야 유럽이나 중국의 위협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거 아닐까요?


주요 업체들이 공동 출자해 설계 표준을 만들고, 출자한 회사들에게는 설계료를 대폭 깎아주는 대신 해외 조선사에는 높은 기술 비용을 받게 되면 모두가 행복한 거 아닐까요? 액화수소를 보관하려면 영하 253도로 냉각해서 운반해야 하기에 특수한 재질의 탱크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빨리 코리아 팀에서 뭉쳐서 개발해야죠!


부디 모든 조선사들이 합심해서 좋은 성과를 얻기를 기원합니다. 얼마 전에 중국과 중동의 위협에 찌그러진 국내 석유화학 업계를 답습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의 결론: 이젠 너무나 세계화가 되어서 한국업체끼리 싸울 때가 아닙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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