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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Oct 25. 2022

나는 왜 내가 싫어지는가?

자기 혐오의 원인 분석

Photo by Carolina Heza on Unsplash

5년째로 새해의 목표에 살 빼기가 연속해서 들어갔었습니다. 키에 비해 정상 체중에서 10kg 이상 차이가 나고, 이젠 비만으로 넘어가는 선 앞에 와있습니다. 건강에 적신호가 확실히 켜진것으로 보이고, 건강검진 할 때마다 운동을 하라고 하고 체중조절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옷을 벗고 거울을 들여다보면 보기 싫은 구석이 한둘이 아닙니다. 30대만 해도 이렇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20대 때는 날아다녔는데. 계단 오르는 것이 조금씩 힘들어집니다. 무릎이 조금씩 삐꺽 거리는 것 같습니다. 팔 스트레칭을 하려고 팔 돌리기를 10분 했는데 어깨가 아파옵니다. 아니 맨몸운동인데?

조금만 움직여도 힘들다는 것을 깨달으면 진짜 찌질해진 자신을 보는 것 같습니다. 이젠 정말 운동을 해야겠다고 결심을 다시 하게 되죠. 여러 현상을 검토했을 때 이러다간 나에게 주어진 수명을 다 채우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기 시작합니다. 자, 이 정도면 운동을 제대로 할 충분한 동기가 되었겠죠?

우리는 나 스스로에게 운동을 하겠다고 약속을 합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키지 않죠. 몇주, 아니 몇일이 지나면 처음으로 돌아갑니다. 오늘은 추워서 아침운동을 나가기 싫어. 운동하지 말고 오늘 TV에서 진짜 재밌는거 하는데 그거부터 보자. 왠지 몸에 무리가 온 것 같아. 좀 쉬자.

자기 혐오는 나 스스로에게 한 약속을 어기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특히 나에게 유익한 것을 알면서도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때 더욱 심각해지죠. 나 스스로를 챙기는, 세상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을 계속해서 실패하고 있다는 느낌.

자기 혐오는 해롭죠. 게다가 전혀 쓸데가 없습니다. 단점만 있고 절대 장점이 없는 것 중에 하나가 자기 혐오입니다. 우리는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인생을 살아가고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아주 작은 구석에 나 스스로에 불만족한 구석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어떤 사람은 작은 구석이 아니라 인생의 방 전체에 불만족한 구석을 구축했을 수도 물론 있겠지요. 어찌되었든 이런 실패, 내가 고칠 수 있지만, 계속 실패하면서 누적되는 그 실망감이 자기 혐오를 발생시키는 셈입니다. 

그 결과 더 큰 문제가 생기는데요, 우리의 두뇌는 우리가 행하는 모든 것에 꼬리표를 붙입니다. 그럼으로써 우리의 행동은 행동에서 그치지 않고 상태로 변하게 되죠. 게으른 행동을 한 것이 아니라 게으른 사람이라는 꼬리표를 스스로 붙이고, 늦잠을 잔 것이 아니라 아침엔 아무것도 집중할 수 없는 사람으로 꼬리표를 붙입니다. 

모든 행동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소리치는 셈입니다. 우리는 내가 의도하는 대로의 사람이 아니라 내가 행동하는 것이 나를 정의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두 번 행동한 것에 꼬리표를 붙이기 시작하면 나 자신을 더욱 더 강하게 제약하는 상태를 붙여 버리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그래서는 완전히 폭망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죠. 한번 헬스장을 건너뛰게 되었는데, 스스로를 건강을 챙길 수 없는 사람으로 꼬리표를 달게 되고, 거기까지 갔으니 한발 더 나아가 아이스크림 한통을 끝짱 내버리는 행동도 불사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줄 수도 있습니다. 

이제 원인을 알았으니 가장 기본이 되는 해결 방법은 어떻게 하면 될까요? 큰 틀에서 말하면 우선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킬 수 있는 진짜 작은 약속으로 시작하는 것과 상태 꼬리표 붙이기를 거부하는 것에서 시작하면 될 것 같습니다. 더 구체적인 것은 내일 더 써 볼께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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