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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하늘을 바라보았는가?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 16

by 김영무
kristaps-ungurs-1LFMUjo-Bhc-unsplash.jpg Unsplash+ In collaboration with Kristaps Ungurs


인간이 세상을 보는 기준은 항상 자기 몸이죠. 어릴 적 그렇게 컸던 학교 운동장이 나이가 들어 찾아가 보면 그렇게 작을 수가 없습니다. 초등학생의 시점으로 보았을 때와 성인이 되어서 바라본 시점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키가 커져서 시점의 높이가 다른 것이 아니라 그동안 경험한 새로운 장소와 커다란 곳들을 알고 보는 시점이라 그렇습니다.


그렇기에 지금 내 삶이 지루하고 별 볼 일 없어 보인다면 자기 자신의 시점과 관점이 정체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어른이 되어 초등학교 학교 운동장을 바라보는 것처럼 말이죠. 더 거대한 것. 더 새로운 것을 경험해야 기존의 관점을 넘어설 수 있습니다.


내 삶에 어떤 감탄도 없다면 현재의 내 관점을 어서 빨리 레벨업 시켜야 할 시점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저자는 멀리 보고 하늘을 보라고 합니다. 하루 종일 손바닥만 한 스마트폰 화면에 시선을 고정하고 분노하며 인생을 허비할 때가 아니라고 강조하지요.


저자가 책에서 언급한 Powers of ten이라는 영상을 봤습니다. 너무 오래전 영상이라 해상도와 음향이 안 좋아서 해상도가 더 높은 버전으로 다시 영상을 봤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실감하게 되는 영상이었죠. 10의 몇 승만큼의 높이로 올라가면 보이는 것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내용입니다.


제가 보는 시선도 참으로 협소하다고 느낍니다. 매일 바라보는 것의 50%가 넘게 노트북 화면과 스마트폰 화면일 것 같은 느낌? 막내딸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나마 하루에 한 시간은 넘을 것 같군요. 아내를 바라보는 건 그보다 적을 것 같고, 아들들을 바라보는 시간은… 노코멘트하겠습니다.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다가 가끔 시선을 창너머로 돌립니다. 예전에는 집이 16층이라 철길 너머까지 훤히 보였었는데, 지금은 코앞에 아파트 공사가 거의 끝나가 30층짜리 건물이 시선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베란다 서재에서 거실 창의 어디를 둘러봐도 아파트 화단 말고 녹색은 보이지도 않습니다. 이래서 시골에 살아야 하는 건데.


하늘을 바라보고, 산을 바라보고, 바다를 바라보는 시선을 가지고 싶습니다. 그래야 제한된 우리 삶을 적극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통찰력이 생길 거 같아요. 주변의 공원이라도 적극적으로 방문해야겠습니다. 주말에 절대 집안에 있지 않겠다고 다짐을 합니다. 요즘 덥긴 한데 말이죠.


지금 눈을 들어 바라본 시선이 녹색으로 가득한 분들, 축하합니다. 부럽습니다. 감탄을 더 자주 하는 하루를 살아가고 싶습니다. 인간 승리를 볼 때도 그렇죠. 요즘 올림픽이 한창이죠? 감동과 감탄이 절로 나오는 순간들이 많아 즐겁습니다. 올림픽이 끝나면 또 정치 소식만 가득할 텐데 벌써 한숨이 나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자연을 바라볼 때 감탄이 더 나오는 것 같습니다. 하늘을 바라보는 것은 지금이라도 할 수 있지만, 태양이 떠오르는 것이나 석양이 바다에 지는 것을 본 것이 대체 언제 적인지 모르겠네요. 여수에서는 바다에서 태양이 뜨고 바다로 해가 지겠죠? 꼭 가서 보고 싶네요. 휴가 갔던 제주에서도 볼 수 있었을 텐데 왜 생각을 못했을까?


오늘의 질문: 하루에 하늘을 몇 번 바라보는지 세어보신 분?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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