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람들이 세상을 밝게 만드는 듯
어제 6층의 치과에서 엘리베이터로 어떤 20대 여성과 내려오고 있는데 2층의 문이 열리며 이 여성분이 1층인 줄 알고 내리려 했습니다. 그런데 2층에서 타시던 할머니가 재치 있게 여기 올 군번이 아닌 것 같은데? 하시는 거예요.
2층은 할머니들이 엄청 몰려다니시는 물리치료실입니다. 재치 있는 발언에 모두 작은 미소로 화답합니다. 하루를 살아가면서 이런 작은 미소를 짓게 만드는 일들이 넘쳐나면 좋겠습니다. 그 할머니도 매일매일이 행복하고 몸이 아프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나는 왜 그런 위트 넘치는 발언을 하지 못할까? 이런 건 어쩌면 평생을 살아온 환경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평소의 언행 습관이 정착되면서 유머를 사용하지 않는 일상이라면 그렇게 평소의 나날들이 굳어진 거죠.
그나마 입에서 나오는 말이 무척이나 중요하고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깨달음이 30대 중반쯤에 있었고. 필터링 없이 나오는 대로 내뱉는 발언은 이제는 전혀 하지 않습니다. 뭔가에 대해 평가를 하고자 입을 열다가도 바로 다물게 되었습니다.
언어는 그걸 말하는 화자가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듣는 청자가 받아들이는 대로 이해되는 것이니 내가 어떤 평가를 내리든 사실 거의 상관이 없습니다. 상대방이 잘못 이해했다면 내가 어찌할 수가 없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그렇게 말을 줄이니 유머도 같이 사라진 걸까요? 철 지난 아저씨 유머코드가 아니라 저도 주변 사람들을 미소 짓게 만들고 싶은데 어디 유머 책이라도 읽어야 할까요?
자녀들을 미소 짓게 만드는 것은 냉소적인 중학생 아들들에게는 참 어려운 주문입니다. 아기 때처럼 마구 간지럽힐 수도 없고 말이죠. 잘한 것을 인정해 주고 대단하다고 치켜세워 주는 방식이 그나마 가능하지요.
뿌듯해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주고 싶은데 공부에 열심인 아이들이면 공부 말고는 따로 뭔가를 경험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공부에 열심히 아니라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가 되지요.
학원이 참 시간 잡아먹는 괴물이에요. 공부를 이끌어주는 것은 좋지만, 매일 일정 시간을 강제로 공부하고, 거기에 집에서 학원까지 오가는 시간과 통학 버스에서 대기하는 시간까지. 대치동의 아이들처럼 새벽까지 학원을 다니는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 시간들입니다.
그리고 학원은 돈도 많이 잡아먹죠. 우리 집에서 매월 두 아들의 학원비로 나가는 합계가 가장 큰 비용입니다. 아직 둘 다 중학생인데도 이런데 고등학생이 되면 어쩔까 벌써 두려워집니다. 아이들도 공부만 할 줄 아는 아이가 아니라 유머러스 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의 질문: 같이 있으면 즐거운 사람이 되기 위해 무엇을 하시나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