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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Nov 14. 2024

시간이 금이다… 사실일까?

Photo by Bradley Gossett on Unsplash


시간이 가장 소중한 것이라는 말을 늘 나 자신에게 해 왔습니다. '시간이 금이다'라는 말은 오래도록 사랑받은 명언이었죠. 그런데 세월이 지나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하다 보니 의아한 점이 생겨났습니다.


시간 자체가 금이라면, 내가 출근해서 하루종일 낮잠만 자고 퇴근해도 나에게 월급을 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런데 아무도 이렇게 출근하는 것만으로 돈을 벌고 있지는 않잖아요? 그런 사람을 팀장이나 사장님이 내버려 두겠어요?


직장 동료가 나에게 다가와 잠깐 1분만 줘바,라고 말한다면, 나는 어딘가에 내 시간을 쌓아두고 있다가 그에게 내가 가진 1분을 줘야 하는 걸까요? 아니죠~ 상대방은 나의 주의집중을 1분간 원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주의집중이 금이다,라고 해야 할까요?


조금 더 깊게 들어가 보면 어떨까요? 주의 집중을 하는데 필수불가결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에너지죠. 이게 딱 체력이라고 한정 지을 수가 없는 게, 체력이 남아 있어도 정신적인 에너지(심력?)가 고갈되었다면 우린 뭣도 하기 어렵거든요. 그래서 통칭하면 에너지가 되는 겁니다.


그래서 시간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미리 에너지가 차있는지 확인해봐야 합니다. 결국 에너지를 연료로 해서 시간을 사용할 수가 있는 셈이죠.


자 그럼 에너지는 어떻게 관리할까요? 무엇이든,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우선 측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대부분은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잘 모릅니다. 예를 들어 어제 하루동안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몇 분인지 기억하시나요? 대충 3시간이라고 예상했다면 아마도 5시간이었을 겁니다. 그럼 사라진 두 시간은 어디 갔죠? 그냥 흘러갔습니다~ 네~


에너지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매 시간 단위로 내가 무엇을 했고, 그 일에 대해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기록해 보는 방법이 가장 좋습니다. 2주 정도 해보면 하루의 내 에너지 레벨이 어떻게 변하는지 감지할 수 있습니다.


엑셀 시트에 2주의 날짜를 24시간으로 표현하고 매시간 정각이 지날 때 방금 한 시간 동안 주요한 일이 무엇이었으며 그 한 시간 동안 1에서 10까지의 숫자로 내가 얼마큼 에너지가 찬 느낌이었는지 기록하는 겁니다.


그렇게 내가 에너지가 금방 빨려나가는 일이 무엇인지, 어떤 일이 에너지 소비가 적은 지 등을 확인할 수 있죠. 그뿐 아니라 내가 실제로 오전에  더 일을 잘하는지, 오후에 더 잘하는지, 저녁에 잘하는지, 새벽에 잘하는지 등의 나만의 에너지 패턴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패턴에 맞춰 능률이 좋은 시간대에는 중요하고 어려운 일을, 나쁜 시간대엔 루틴 한 업무를 할 수 있겠죠?


그런데 사실 에너지를 관리한다는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아직 안 했죠? 우리의 에너지는 무한대가 아닙니다. 하루치의 에너지를 소비하면 끝입니다. 그래서 이 조그만 에너지 저장소를 더 크게 만드는 것, 더 빨리 회복하게 만드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에너지를 채우는 방법은 세 가지입니다. 충분한 잠. 충분하고 균형 있는 영양소. 그리고 적절한 운동. 명상이나 신앙활동 같은 추가적인 심리적 장치들도 좋지만 가장 기본은 위의 3가지입니다.


잠에 대해서는 제가 몇 번 글을 쓴 적이 있는데요. 사람마다 잠에 대한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하루에 몇 시간을 자라고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어죠. 그런데, 날을 잡고 한번 잠을 제대로 푹 자보면 대충 시간이 나옵니다.


오후 3시 넘어서 카페인을 마시지 않고, 저녁 7시 넘어서 식사나 군것질을 하지 않으며, 저녁 9시에 핸드폰과 노트북, 그리고 TV 등의 스크린을 모두 끄고. 종이책을 읽거나 음악 감상을 하며 10시에 정확히 누워보세요. 다음날 오전 알람은 모두 끕니다. 다음날은 쉬는 날일 때 해야겠죠?


그렇게 알람 없이 자연히 일어나는 시간을 확인해 보면 내가 일반적인 상황에서 몇 시간의 잠이 필요한 사람인지 알 수 있습니다. 정말 사람마다 달라요. 저는 비교적 잠이 적어서 6시간에서 7시간이면 자동으로 깨는데, 아내는 푹 잘 수만 있다면 9시간도 넘게 잘 수 있습니다. 미인은 잠꾸러기라나 뭐래나.


충분하고 균형 있는 영양소 면에서는 간단한 기준을 따릅니다. 우선 종합 비타민 하루에 1알 먹기. 요즘 시대는 영양 과잉이죠. 그래서 잘 먹는 것보다 조금 덜 먹는 게 건강에 좋은 것 같습니다. 한창 자라는 청소년이 아니라면 하루에 두 끼 또는 한 끼면 충분합니다. 몸무게가 가벼워지는 훌륭한 부가 효과가 있습니다.


적절한 운동은 심혈관 계통의 신체적 활성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꼭 중량 운동만이 운동이 아닙니다. 땀이 나고, 호흡이 가팔라지는 수준의 러닝 30분 만으로 최소한의 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하루에 한 시간 이상을 투자할 필요도 없습니다. 어딘가 기사에선 하루 10분만 뛰어도 좋다는데 저는 딱 25분 뛰고 있어요.


이렇게 3가지를 꾸준히 적립해 나간다면 충분히 에너지를 잘 관리하고 사용하실 수 있을 거라 믿어요. 그렇게 모은 에너지로 시간을 알차게 사용하면 인생의 원대한 그림도 차근차근 그릴 수 있겠죠?


오늘의 질문: 나의 에너지 관리. 어디까지 진심이신가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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