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나 vs 미래의 나

by 김영무
matthew-sleeper-Spdu7YT1O00-unsplash.jpg 사진: Unsplash의 Matthew Sleeper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라버린 우화를 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 속의 주인공은 매일 한알씩 주어지는 황금알을 기다리지 못하고 거위의 배를 갈라버리죠. 하지만 단 한 가지. 만약 거위의 배 속에 진짜 황금알이 가득했다면? 그는 상식적인 선택을 한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오늘 10만 원을 받을 것인지, 아니면 1년 뒤에 10만 원을 받을 것인지 선택하라고 하면 당연히 앞의 기회를 선택할 것입니다. 1년 뒤에 무슨 일이 생길 줄 알고? 이자를 적정 수준 받는다고 해도 나에게, 또는 상대에게 어떤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불확실한 것이 너무 많죠.


느낌으로만 다른 것이 아니라 실제로 10만 원 현금의 가치는 오늘과 1년 뒤가 다릅니다. 물가 상승도 반영해야 하고, 금리도 반영해야 하고, 경제 상황과 불확실성에 대한 내용도 반영하면 확실히 다른 값어치를 가질 것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 볼까요? 오늘 10만 원을 내야 하는 것과 1년 뒤에 10만 원을 내야 하는 선택이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것은 반대로 최대한 나중에 지불해야 하는 것이 바로 내 선택이 될 것입니다. 내가 10만 원을 받을 경우와 동일한 이유로 반대의 선택을 하게 될 겁니다. 얌체 아니냐고요? 원래 사람은 이렇습니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미래의 가치를 낮추어 봅니다. 불확실성이라는 아주 커다란 리스크를 크게 보고 있다는 반증이죠. 그래서 오늘에 비해서 언제나 미래를 더 가치가 적도록 평가합니다.


그리고 이런 습관, 아니 어쩌면 자연스러운 생각이라 해야 할까요? 그 때문에 우리는 형편없는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든 이익은 오늘 당장 봐야 하고, 그에 대한 비용은 미래의 나에게 미뤄두는 것이죠. 어떻게든 미래의 내가 알아서 할 거야, 하면서 말이죠.


현재의 나는 아무것도 지불하지 않고 이득을 얻고 싶고, 모든 비용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미래의 나에게 미루는 것입니다. 이런 일이 매일 반복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미래의 나에게 남는 것이 있기나 할까요?


우리는 변화를 싫어합니다. 이건 기본적으로 인류의 태생적 문제입니다. 우리의 두뇌는 몸무게의 2%를 차지하지만 에너지의 20%를 잡아먹는 고성능 머신입니다. 최대한 에너지를 절약하길 원하는 이 두뇌라는 놈은 어떻게든 관성적으로 새로운 결심 없이 움직이고자 합니다. 유전적으로 박혀있는 거죠.


또한 우리는 매몰비용을 극히 싫어합니다. 이미 3년을 투자했는데 이제 와서 다른 전공을 해야 한다고? 일단 이 전공으로 학위를 받고 생각해 보자. 이미 투자한 시간과 돈 때문에 길을 바꾸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 됩니다.


우리는 손해 보는 것을 진짜 싫어합니다. 이득이 생겨서 기쁜 것보다 손해가 생겨서 기분 나쁜 것이 두 배라는 것을 아시나요? 우리는 태생적으로 이득보다 손해에 더 민감한 생명체입니다.


이러한 인류 공통적인 특성 때문에 우리는 오늘 무언가 변화하기를 싫어합니다. 그냥 하던 대로 계속하는 것이 마찰 계수가 가장 적은, 고민이나 고통이 가장 적은 일이거든요. 그렇게 우리는 미래의 나를 희생해 가며 오늘의 나를 만족시키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이건 사실 미래의 나를 희생 제물로 오늘이라는 제단에 바치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은 일입니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수월하다면, 우린 우리의 한계까지 성장하지 못한 겁니다. 도전적인 과제가 아직 주어지지 못한 것입니다. 현재에서 성장하려면 뭔가 거북한, 어려운 상황이 주어져야 합니다. 새로운 길,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합니다.


현재의 편안한 상황에 머물러 있다면, 현재의 나는 보호하지만, 미래의 나는 위험에 빠지게 만드는 일이 됩니다. 5년을 기점으로 이사를 해보세요. 그냥 이사가 아니라 아예 새로운 지방으로, 새로운 도시로 가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직을 해보세요. 아예 새로운 산업으로 바꾸는 것도 시도할 만합니다.


5년은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는 충분한 시간입니다. 계속 새로운 변화에 도전하려면 반 강제적으로 어떤 변화를 스스로에게 부여해야 합니다. 특히 미혼의 청년이라면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으니 정말 젊음의 특권이기도 합니다. 내가 과연 너무 스무스하게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의 질문: 어떤 도전을 해보시려나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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