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새로운 인생을 산다면?

by 김영무
eddi-aguirre-Qglg6kUrCCw-unsplash.jpg 사진: Unsplash의 Eddi Aguirre


베트남 출신의 불교 지도자 틱낫한 스님은 여러 명언을 남기셨는데요, 그중에 24시간 인생이라는 원칙이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 다음 24시간을 선물로 받았으니 뜻깊게 사용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결국 아침에 일어나면서 새롭게 태어나고, 저녁에 잠에 들면서 죽음을 되새기는 활동을 평생 반복하는 거죠.


마음 챙김(mindfulness)은 현재 순간에 집중하며 자신의 생각, 감정, 감각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과거의 후회나 미래에 대한 걱정에 휩쓸리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의 경험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틱낫한 스님의 가르침도 마음 챙김에 속한다고 볼 수 있죠.


그런데 과거 유명한 철학자들도 한결같이 비슷한 말을 했어요. 세네카도 “Begin at once to live, and count each separate day as a separate life.”이라고 말했습니다. 니체도 “life should be lived as if each moment might repeat endlessly” 주장하며 하루를 반복할 가치가 있을 만큼 충실하게 살아야 한다고 했죠.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You could leave life right now. Let that determine what you do and say and think.” 매일 하루가 그만큼 소중한 것이라고, 유한한 것이니 잘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매일 새로운 인생을 산다고 가정하면 커다란 변화 두 가지가 생깁니다. 어제의 후회에 매몰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내일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습니다. 오늘. 바로 오늘을 최대한으로 잘 살아가기만 하면 되거든요. 오늘은 어제와 내일과는 완전히 다른 독자적인, 유일한 시간입니다.


아, 물론, 시간의 연속성이란 것이 있죠. 하지만, 우리는 휴먼이잖아요? 상상력을 내 삶에 투영할 수 있는 지구상의 유일한 생명체! 그러니 오늘 하루라는 시간을 내 인생에서 뚝 떼어다가 오늘만 단절시키고, 그 하루를 온전하게 빚어나가는 것이 나의 의무라고 한번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오늘이라는 시간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준비기간이어야만 하는 건 아닐 겁니다. 더 대단한 뭔가를 위한 지지대도 아닐 수 있고요. 그냥 오늘은 오늘일 뿐이에요. 오늘을 잘 살아야 내가 잘 사는 겁니다. 평범한 하루를 살아도 됩니다. 대단한 기대를 가질 필요도 없어요.


하지만 깨어 있어야 합니다. 오늘만 사는 것처럼 웃고, 상상하고, 살아내야 해요. 정말로 오늘 새로운 태양이 떴다고 생각하며 살아야 합니다. 신성한 맹세 같은 느낌? 확고한 다짐 같은 느낌? 기필코 오늘 하루 매 순간을 음미하면서 살겠다는 느낌?


이거 생각보다 어려워요. 제게 가장 큰 도전은 아무것도 안 하고 있기입니다. 예를 들어 지하철을 타거나 식당에서 음식을 기다리거나. 이렇게 조금의 대기 시간이 생기면 거의 반드시 스마트폰으로 뭔가를 찾아서 읽기 시작합니다. 무료함을 견디지 못하는 인간이 되어버린 걸까요.


사실 먼 과거 스마트폰이 없을 시절, 지하철을 타면 지하철 광고를 유심히 읽었습니다. 뭐 타인이 읽다 선반 위에 올려둔 신문을 찾을 수 없다면 말이죠.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뭘 하나 궁금해서 흘깃 쳐다보기도 했죠. 그런데 지금은 걸으면서도 스마트폰을 들여다봅니다. 뭔가 상상력이 발휘될 여지가 전혀 없어 보여요.


약간의 시간이 생기면 이젠 사람들을 보면서 저 사람은 어디를 그렇게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 것인지 상상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저 할아버지는 얼마나 많은 역경을 돌파한 불굴의 용사이셨을지 상상해 보는 것도 좋겠죠. 저 학생의 머릿속에는 학교공부 외에 어떤 것들로 채워져 있을까요?


사람 외에도 건물이나, 자전거, 거리의 고양이, 도구, 책, 가게, 간판, 자동차, 빨랫줄, 풍경, 더위, 햇살, 내 발걸음, 내 몸의 위치이동, 내 팔이 회전하는 반경, 등 상상력을 동원해서 이어 생각해 볼거리는 넘쳐납니다. 단지 내가 그렇게 하지 않고 스마트폰만 보고 있었을 뿐.


내 시야에 잡히는 것들만 해도 이렇게나 다양한데 우리는 너무 단순하고 반복적인 삶만 살아온 거 같아요. 걷는 것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면 새로운 자연의 감동과 온갖 새로운 소리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꼭 수목원에 가야지만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창 밖을 한번 보세요!


오늘의 질문:내가 하루를 사는 동안 새롭게 의미를 부여해서 경험을 할 수 있는 작은 구석들이 얼마나 많을까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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