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배움의 방법

by 김영무
Learning How to Learn.jpg Learning How to Learn 원서 책표지


어제의 글에서 배운다는 착각을 하는 심리적인 요소까지 설명했습니다. 반대로 진짜로 내 안에 지식을 내재화하는 방법은 뇌과학을 토대로 이미 분석되어 있습니다. 원본 서적은 Learning How to Learn입니다. 한국에서는 ‘어떻게 공부할지 막막한 너에게’로 출판되었다가 절판되었고, 다시 출판사 바꿔서 “교육의 뇌과학’으로 2025년 2월에 재출판되었네요.


그 책을 전부 읽어본다면 참 좋겠지만… 우린 늘 시간에 쫓기며 살잖아요? 4가지 핵심 요소만 설명해 볼까 합니다. 아, 혹시 청소년 자녀가 있다면 책을 선물해 주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청소년기의 시간은 정말 소중하니까요. 저도 한 권 주문했습니다. 고1 아들에게 선물하려고요.


첫 단계는 내용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내용을 한 글자씩 모두 외우라는 것은 아니지만, 내용 중에 기억할 가치가 있는 부분을 언제든지 다시 생각날 정도로 집중해서 머리에 입력해야 합니다. 당연히 스키밍 하듯 읽으면 제대로 입력이 되지 않겠죠?


반복만이 암기의 지름길입니다. 우리의 기억에 영향을 끼치는 가장 큰 행동이기도 합니다. 전혀 새로울 것이 없죠? 하지만 당신은 책을 읽다가 다시 그 챕터의 첫 부분으로 가서 반복해서 읽은 적이 몇 번이나 있나요? 아니, 바로 전 페이지로 돌아가서 읽은 적은 몇 번인가요? 단 몇 초, 몇 분만 투자하면 새롭게 얻은 지식을 더 오래 기억할 수 있지만 우린 너무 게을러 그걸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직접 해당 요약 문구를 노트에 써 보는 것도 아주 효과적입니다. 직원 인터뷰 과정을 연구하는 사례에서 인터뷰를 하면서 노트를 적던 면접관은 면접자의 설명을 23% 더 기억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네. 알아요. 요즘 같은 시대에 누가 손글씨를 쓰는가 하죠. 하지만 진짜 내 기억력을 23% 더 올릴 수 있다면? 그 정도의 가치는 있지 않나요?


저는 위의 내용을 읽은 다음부터 책을 읽는 속도가 조금 느려졌습니다. 한 개 챕터를 읽은 후에 여기서 내가 기억하고자 하는 내용이 있는지 되새김질을 한번 하는 습관이 생긴 거죠. 기억해 둘 만한 가치가 있는 내용은 한 문장, 또는 한 문단 정도로 압축해서 노트에 쓰는 작은 변화를 시작했습니다.


두 번째 단계는 기존에 알던 나의 지식과 연관되는, 또는 연결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잡스 선생님이 그랬죠. 과거에 행했던 모든 것들이 언젠가는 점을 연결하듯이(connect the dots) 연결될 것이라고. 그걸 머릿속으로 미리 실행해 보는 겁니다.


어떤 지식을 외우고 습득하기 위해 집중하고 반복하는 것의 중요성은 모두 알고 있지만, 이렇게 머릿속으로 상상으로 기존의 지식과 연결해 생각하는 것은 잘 시도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이것도 우리가 암기를 할 때 종종 사용하던 방식이에요. 외우기 어려운 단어를 특정한 한글 단어와 결합해서 외우는 시도는 늘 있지 않았나요?


이 행동은 사실 공부하는 당시에만 유용한 것이 아니라 하루에 30분가량을 아무런 인풋 없이 산책을 하면서 머리를 정리하는데도 아주 효과적입니다. 당신은 걷거나 지하철, 버스를 탈 때, 음악도 듣지 않고, 스마트폰이나 책도 보지 않으며 30분 이상 지낸 적이 최근에 있나요? 없을 걸요. 이런 생각을 비우는 시간을 통해 최근에 만난 지식을 나의 삶에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해 볼 시간은 꼭 필요합니다.


세 번째 단계는 다른 감각기관을 복합적으로 사용해 보는 겁니다. 위에서 메모를 하면 기억력이 23% 좋아진다고 말했죠? 그것과 비슷한 것인데, 텍스트와 오디오, 비디오를 복합적으로 사용하면 더 기억력이 올라간다고 합니다. 한 가지를 사용하는 것보다 두 가지를 사용하는 것이 낫고 세 가지를 사용하면 더 좋다는 거죠.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배운 지 2주가 지나서 듣고 보는 것을 같이 사용한 사람은 50%를 기억했고, 보기만 한 사람은 30%를, 듣기만 한 사람은 20%를 기억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배움에 영상을 그렇게 많이 활용하는가 봅니다.


다른 감각기관을 사용하는 것과 유사하게 다른 인풋 소스를 활용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마치 학생 시절 한 권의 문제지를 푼 학생보다 3권의 문제지를 푼 학생이 문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수밖에 없듯이, 비슷한 내용의 다른 강사의 강의를 중복해서 들은 사람은 이해도가 더욱 올라간다는 거죠.


마지막 네 번째 단계는 아마도 다들 아시는 가르치면서 배운다는 방법입니다. 내가 배운 것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해 주는 것은 어쩌면 가장 강력한 배움의 툴이지 않을까요? 가르치면서 메타인지 능력이 1.3배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합니다. 30% 업!


가르치기 위해서는 일단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적극적으로 기억해 내고, 그것을 내 기억 내에서 재조합해야 합니다. 내가 배운 것을 얼마나 기억하고 있는지 검증해야 하고,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정도로 내가 명확하게 이해했는지도 자연스레 파악이 됩니다.


거기에 청자의 이해력에 맞춰 다양한 수준으로 설명하기 위해 정보를 재조합해야 하기도 하죠. 유치원생에게 이걸 설명한다고 가정하면? 복잡한 이론과 개념을 이해하기 쉬운 단위로 재조합하면서 나의 이해력도 같이 올라가는 겁니다.


하지만 평소에 내 주변에서 나의 강의를 들어줄 친구가 상시 대기 중일 수는 없죠. 그럴 필요도 없어요. 그냥 최근에 배운 것을 아무에게나 캐주얼하게 설명해 줄 기회만 찾으면 됩니다. 오늘 내가 인상적인 걸 뉴스에서 봤는데… 최근에 이러저러한 걸 배웠는데 진짜… 이런 식으로 소소한 설명도 충분히 가치가 있습니다.


거기에 하나 더하자면 가상의 친구를 설정하는 방법도 유효합니다. 이건 목소리가 좀 커야 몰입이 수월한데요, 크게 강의실에서 발표를 하듯이 손짓 몸짓을 다 활용해 가면서 가상의 친구에게 설명해 주는 거죠. 설명이 막히고 진전되지 않으면 내 지식에 여기저기 구멍이 있는 겁니다. 더 확실하게 배우고 이어나가야겠죠?


오늘의 질문: 위의 4가지 방법 중에 여러분은 몇 가지를 사용 중이신가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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