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계를 살펴보다가 신기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도 별반 차이가 없을 것 같 무섭네요. 2023 Gen Z screen time report이라는 보고서가 있습니다. Z세대의 미디어 소비에 대한 보고서입니다. 1년의 평균 109일을 스크린을 본다고 합니다. 잠자는데 106일을 사용하고, 먹고, 씻고, 운동하고, 움직이고, 창작을 하는 기타 시간은 150일인 거죠.
깨어있는 시간의 80%는 정보를 습득하고 소비하는 데 사용합니다. 1980년에는 40%의 시간을 사용한 것에 비하면 엄청나죠. 생각해 보면 저도 Z세대는 아니지만 많이 비슷합니다. 밥 먹으면서도 스크린을 보고, 길을 걸어가면서도 스크린을 보고, 자기 전까지 스크린을 봅니다. 안보는 시간은 운전할 때와 러닝 할 때, 그리고 샤워할 때뿐인 거 같아요.
가족 외식을 나가면 아이들은 식사 나오기 전부터 계속 스마트폰을 들고 있습니다. 이젠 포기했습니다. Z세대는 시간당 208개의 광고를 본다고 합니다. 부모 세대가 청년이었을 시절보다 10배 많습니다. 이런 변화들로 인해 Z세대는 더 불안하고, 산만하며, 우울합니다. 우리 모두 스크린 타임이 급격히 늘었다는 것을 알지만 그 결과를 회피하고 있죠.
가장 놀랍게 여긴 통계는 친밀한 친구가 한 명도 없다고 말한 사람이 12%나 된다는 사실입니다. 그 파티 종족 같은 미국인이? 1990년에는 3%였는데 엄청 늘었죠. 인구의 절반이 외로움과 싸우고 있다고 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점입니다. 이 숫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시점은 애플이 최초의 스마트폰을 출시한 시점과 딱 맞아떨어집니다.
외로움은 사실 우리 삶에 엄청난 영향을 끼칩니다. 어떤 미디어를 보는가, 어떤 상품을 사는가, 거기에 친구를 사귀는지 아닌지에도 영향을 끼치죠. 어쩌면 미래에는 지금 시절을 돌아보며 이때 외로움에 투자를 했느냐 아니냐에 따라 세계 기업의 순위가 바뀐 시절로 기억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재 미국인들은 딱 10년 전과 비교해서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70%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이거 상상이 가시나요? 스마트폰이 친구를 대체했습니다.
저는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저는 사실 가족들이 가장 중요합니다. 학창 시절도 끝났고, 회사시절도 끝났으니 어쩌면 적절할지도 모르지만, 친구를 만들거나 유지하려는 노력에 비하면 스마트폰/스크린은 너무나 무한한 자유를 최소 비용과 최소 노력으로 달성하게 해 주니 어쩌면 당연한가요?
외로움은 신경화학적 영향이 굶주림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두뇌의 같은 부위를 활성화시킨다는 점에서 말이죠. 사회적인 교류가 없이 오래 지나면 지날수록 더 강하게 갈구하게 된다는 점에서 외로움은 굶주림과 닮았습니다. 지난 10년간 우리는 스스로를 이렇게 삶의 필수 영양소를 결핍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결과는? 우리 주변의 거의 모두가 아는지 모르는지도 모르게 친구를 갈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SNS를 보면 여실히 드러나죠. 왜 평생 말 한번 붙여보지 못한 사람에게 댓글을 달고, 거기에 대댓글을 달며 열광하고 미워하나요? 그 사람이랑 친구가 되고 싶어서. 또는 친구가 많은 것이 부러워서.
영상이나 이미지를 기반으로 한 SNS에서는 더 두드러집니다. 아름다운 경치를 보여주는 영상보다 얼굴이 썸네일에 등장한 영상이 뷰가 높습니다. 인스타에서도 사람 얼굴이 들어간 이미지가 38% 더 LIKE를 얻는다고 합니다. 알고리즘은 알고 있습니다. 무엇이 우리를 열광하게 하는지. 바로 사람이죠.
외롭다는 생각이 들면, 무심히 넘기지 말기를 바랍니다. 또래 친목 모임, 취미 모임, 관심분야 모임 등 온라인에서 찾아보면 많아요. 갑자기 그런 모임이 어렵다면 집 주변의 교회나 성당에서 응원받으며 친구들을 늘려나가는 것도 괜찮습니다. 큰 부담을 감수하겠다면 애완견이나 묘를 입양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부디 스마트폰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습관을 타파하실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오늘의 질문: 여러분의 스크린 타임은 하루에 몇 시간인가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