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습니다. 1990년 10월 3일 동독은 서독과 재통일 되었습니다. 1991년 12월 26일 소련이 공식적으로 해체되었습니다. 이로서 공산주의는 민주주의를 이길 수 없음을 공식화하고 냉전의 종식이 선포되었습니다.
그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오늘, 미국의 자본주의는 중국의 공산주의식 자본주의에 대항하기 위해 미국식 국가개입주의에 진심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 삥을 뜯고, 오직 자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며, 인텔과 같은 주식회사에 미국 정부가 대주주가 되었습니다.
중국은 수백 개 기업의 경쟁을 유도한 뒤 생존한 소수의 기업만 키우는 방식으로 세계 1위의 경쟁력을 가진 기업을 키우고 있습니다. 공산당 주도로 성장한 레드 테크는 이제 전 세계에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죠.
중국 전기차 브랜드는 BYD를 포함해 129개라고 합니다. 한국은 현대, 기아,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구 쌍용), 한국 GM, 타타대우상용차 등 6개 내외가 될까요? 중국처럼 한 나라에 그렇게 많은 전기차 브랜드가 나왔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죠.
이것은 중국 당국이 막대한 보조금을 투입하여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한 결과입니다. 엄청난 경쟁 환경 속에서 129개의 브랜드는 5년 후 10%로 줄어들 겁니다. 10개 미만의 대형 전기차 브랜드로 통폐합되는 거죠.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은 반 강제로 통폐합시킬 겁니다.
세계 2위의 풍력발전 기업 엔비전은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2021년 치킨게임을 벌이던 300여 개의 경쟁 풍력발전 기업들은 대부분 퇴출당했습니다. 현재 중국에는 제2의 스페이스 X를 꿈꾸는 민간 우주업체가 430곳이라고 합니다. 비슷한 과정을 거치겠지요?
세계를 지배할 거대 하이테크 기업 육성 프로그램의 기획자이자 설계자는 중국 공산당입니다. 돈을 풀어 내수 시장에서 수백 개 기업을 난립시킨 뒤 쭉정이가 걸러지면 살아남은 에이스들에 집중 투자해 세계 정상으로 키우는 전략이죠. 기업들은 당의 간택을 받기 위해 수만 대 1을 뚫어야 하는 극한 경쟁을 벌입니다.
그런데 중국 공산당은 기업의 탁월한 역량 플러스 공산당에 대한 충성심과 공산당 이념에 부합하는 기업인만 밀어줍니다. 기업 곳곳에 감시 세포조직이 통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공산 정권에 밉보이면 순식간에 공식 석상에서 사라집니다.
공산당 기조에 동조한다는 것은 경제안보 전쟁의 핵심 수단인 해외 데이터 수집이 정보전의 기본 자산이라고 믿는 사람과 기업만 대기업이 될 수 있다는 소립니다. 우리는 이런 기업과 경쟁하는 겁니다. 국가 경쟁력, 산업 생태계, 안보, 모든 측면이 위기라는 소리죠.
클린턴 전 대통령은 중국의 WTO 가입을 추진하면서 중국의 족쇄를 풀어버리는 엄청난 실수를 했습니다. 이제 미국은 중국의 공세를 저지하기 위해 사회주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정책을 노골적으로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고 있죠.
이제 세상은 공정함, 평등함, 상식적인, 시장 원리 존중, 자유 무역 확산, 등의 표현이 전혀 통하지 않는 세계가 되었습니다. 변해버린 미국을 상대할 때 상업적 합리성을 주장해 봤자 이젠 소용없습니다. 미국도 중국처럼 자국 산업에 걸림돌이 되면 시장 원리는 무시합니다.
대한민국의 정치인과 정부 공직자들은 이렇게 변해버린 세계 질서 속에서 대한민국을 어떻게 끌고 가야 국가의 이익을 지킬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우리 개개인도 세상이 이렇게 변했는데 유연하게 변화를 모색해야 합니다. 가만히 있으면 우리 자녀의 세대에 얼마큼 국가 경쟁력이 떨어질지 정말 무섭다고 느껴집니다.
오늘의 질문: 오늘 내가 나라를 위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