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왬? Wham!

by 김영무
austin-neill-hgO1wFPXl3I-unsplash.jpg 사진: Unsplash의 Austin Neill


때는 1992년 겨울. 대학 새내기였던 저의 애창곡은 Wham의 Last Christmas였습니다. 솔직히 당시에는 이 곡이 언제 발표된 곡인지도 모르고 그냥 열심히 듣고 따라 부르기만 했죠.


지금 검색해 보니 1984년도 출시곡이네요. 까마득한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스무 살의 추억을 기억합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이렇게나 오래된 노래도 소환되는군요.


조지 마이클은 정말 멋진 아티스트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대학 시절 이후로는 그의 노래를 애써 찾아 듣지는 않았기에 그가 2016년에 죽었다는 사실도 오늘 찾아보기 전에는 몰랐네요.


Last Christmas를 들을 때면 자동적으로 그때 그 시절의 느낌이 떠오릅니다. 아마도 누구나 자신의 애창곡을 한창 감상하던 시기가 있다면 그 시절로 돌아간 느낌일까요?


그때 매일 어울리던 친구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요? 지금 생각하면 황당하지만 당시에는 핸드폰도, SNS도, 스마트폰도, 이메일도 없던 시절입니다. 오직 집전화만 존재하던 시절.


우와. 나 그때 어떻게 사람들이랑 약속하고 만났던 거지?


한국이라면 어떻게든 과거의 인연을 통해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 친구들은 미국 교민이었으니 지금도 미국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기를 바랍니다.


제 첫 차는 2007년 구입한 아반떼였습니다. 그 차는 무려 카세트테이프와 라디오만 되는 차였습니다. 대박이죠? 다음 차는 2017년에 구입했는데 무려 블루투스 오디오 연결이 가능해 스마트폰의 음악을 차에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 그걸 회사 직원들에게 자랑했더니 신기한 동물 바라보듯 했던 기억이 납니다. 뭔 그리 당연한 기능에 놀라냐는.


오래전 우리 집에는 턴테이블이 있었습니다. LP판도 백장은 넘게 있었던 거 같아요. 그런데 모조리 클래식이라 솔직히 거의 듣지는 않았습니다. 아마도 누군가의 방문판매에 부모님이 넘어가셨던 게 아닐까요?


지금도 턴테이블이 있는 집이 있을까요?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음악을 즐기는 방식도 정말 달라졌죠? 지금은 10년째 VIBE 구독자입니다. 가끔은 유튜브로 음악을 듣습니다. 특히 골든을 커버하는 영상을 감상할 때는 유튜브가 정말 좋습니다.


막귀를 가진 저는 솔직히 음질을 잘 구분할 수 없습니다. 3만 원짜리 무선 이어폰도 그냥저냥 음악감상에 문제없습니다. 수십만 원짜리 에어팟이나 비싼 헤드폰을 써본 적이 없어서 그런 걸 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음악을 좋아한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사람입니다. 청년 시절 음악 CD를 구매하긴 했으나 이후로는 딱히 팬을 자처할 만큼 어느 음악가를 좋아해 본 적도 없습니다.


심지어 지금은 노래방에 간다면 아마 아는 노래는 20대에 들었던 노래들 뿐이지 않을까요? 아, 골든을 제외하면 말이죠. 아들에게 골든이라는 노래가 얼마나 좋은지 열심히 설명했는데 아들이 아빠의 이런 모습 처음이라며 신기해합니다.


하지만 음악이 얼마나 인생의 사이사이에 감동과 추억으로 깊이 아로새겨있는지에 대해서는 의심할 나위 없이 믿습니다.


유재하의 노래는 중학시절을 의미 있게 만들어준 노래였습니다.


Enya의 노래는 고등학교 3학년을 관통하는 노래였습니다.


이승철 또는 부활의 노래는 대학 시절을 매칭하듯 따라온 노래였습니다.


지금 들어도 그 시기의 일상이 확연하게 떠오릅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음악을 선사해 준 세상의 모든 아티스트들에게.


오늘의 질문: 당신의 특정한 시기를 살아가게 한 노래는 어떤 것이었나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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