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단고기는 상고시대에 우리 민족이 중국과 유라시아 전역을 제패했다는 내용의 유사 역사책입니다. 역사학계가 위서로 판명한 책인데 어찌 보면 역사판타지 소설이라고 할 수도 있죠. 저도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구매는 해뒀는데 아직 읽지는 않았습니다.
갑자기 웬 환단고기냐고요? 지난달에 이재명 대통령이 환단고기를 정부 업무보고에서 언급한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사설까지 실렸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영상보다 글을 좋아합니다. 드라마보다 웹소설을 더 좋아한다는 말이죠. 그리고 대체역사소설? 무지무지 좋아합니다. 아주 짜릿하거든요.
일제식민 시대가 오지 못하도록 과거로 회귀한 주인공이 일본을 반대로 공격한다는 소설도 있고, IMF 위기를 겪지 않도록 국가 경제 발전을 주도해 새로운 국격의 시대를 열었다는 소설도 있었으며, 조선시대 임진왜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방력을 엄청 올려버린 새로운 왕으로 탄생한 주인공도 있었습니다.
얼마나 좋아요? 민족의 비극을 전부 회피할 수 있는 능력. 우리 민족의 위대함을 확인받고 싶어 했던 열정 아닐까요? 우리나라뿐일까요? 아마도 일본은 2차 세계대전에서 자기네가 승리한 세계관의 웹소설이 엄청 많지 않을까요? 페르시아 제국의 후손인 이란도, 로마의 후손인 이탈리아도 각자의 역사 판타지가 있겠죠?
어느 나라가 안 그럴까만 싶지만 이런 현상은 열등감의 표현이라고 합니다. 조선 시대 이후 안으로 쪼그라들었고, 끝내는 나라를 읽었던 초라한 근현대사의 현실을 찬란한 판타지로 보상받으려 했던 심리적 방어기제라는 말이죠. 상처 입은 자존감을 즉각적으로 채워주는 심리적 마약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매일경제 김인수 기자님의 지적은 그래서 공감이 됩니다. 근거 없는 우월감은 위험하죠. 민족주의가 우리 민족은 특별하다를 넘어서 우리 민족이 타민족보다 우월하다로 진행되면 파시즘의 시작이라는 거죠.
2차 세계대전의 이탈리아나 독일의 파시즘처럼 말입니다. 민족의 우월함에 대한 확신은 우리가 타민족을 지배할 자격이 있다는 논리로 이어진다는 설명입니다.
민족의 진정한 위대함은 인권을 어떻게 보호하는지, 국민의 삶을 얼마나 좋게 만드는지, 민주주의의 질을 어떻게 높이는지 등을 통해 국가의 존재 이유가 설명되어야 한다는 말에도 극히 공감을 합니다.
하지만 빼놓을 수 없는 영역은 돈입니다. 가난한 나라가 된다면 국격 상승의 기회도 없습니다. 결국 경제가 제대로 돌아야 복지든 성장이든 부동산 가격안정이든 가능한 겁니다. 도리어 독일 파시즘의 시작은 너무나 가난한 1차 대전 후의 독일 상황 때문이었죠.
기업과 기술 영역에서 모든 부분을 달성할 수 없는 것이 자명한바, 진짜 세계 1-2위가 가능한 영역으로 좁혀서 자원을 투자할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 않을까요?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이미 확보한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규제를 없애고 투자를 늘려야 합니다.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소프트웨어 같이 사람으로 승부하는 기업들에게 특혜를 줘서 더욱 발전시켜야 합니다. 기업을 가로막는 규제는 대체 왜 만드는 가요? 돈은 누가 벌어오나요? 세금은 누가 내나요?
마지막으로, 한국 의사들이 그렇게나 뛰어나다고 하니 왕창 더 뽑고 길러서 세계 의료계와 바이오 업계를 뒤집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진짜 목숨이 걸리면 무조건 한국으로 달려오게 압도적이 된다면 세계의 거물이라도 한국의 의술에 고개 숙이지 않을까요?
오늘의 질문: 과거의 환상보다 오늘의 국격을 올리기 위해 무엇부터 해야 할까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