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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Mar 03. 2023

더 좋은 습관을 위한 3가지 조건

실패해도 창피할 필요 없습니다

Photo by Dmitry Ratushny on Unsplash


누구나 더 좋은 습관을 가지길 원하리라 생각합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습관을 실체화시키기 어려워한다는 점이겠죠. 우리는 언젠가 마법처럼 좋은 습관이 생기길 희망합니다.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상쾌한 기분으로 일어나고, 바로 새벽시간에 러닝을 다녀오고, 건강한 식단으로 아침식사를 하며, 바로 출근해서 오전을 즐겁고 창의적인 업무로 성과를 달성하는 그런 날들 말이죠. 어느 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담배를 끊었고, 간식도 끊었고, 술도 끊었습니다. 남 탓을 하거나 비판적인 성격도 변했고 늘 다정다감한 표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변하는 거죠. 


현실은? 이런 일은 세상 그 누구에게도 발생한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저는 상당히 오랫동안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회사에서는 보고서를 참 열심히 썼는데, 회사일 말고 내가 경험한 것들, 내가 읽은 것들, 그리고 내가 느끼는 것들에 대해 써보고 싶었죠. 그런데 희망만 하고 실제로 행동에 옮기지 못한 채 10년을 보냈습니다.


퇴직을 하고 나서도 실제로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3개월이 지나서였습니다. 그전에는 퇴직 후의 계획을 세운답시고 이것저것 알아보고 자녀들 학교와 유치원 이동 등에만 신경을 썼죠. 글을 써보기로 결심한 후에 행동한 첫 번째는 바로 어느 플랫폼에 올릴지 결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예전처럼 블로그에 쓰다가는 곧 동력을 잃고 말 것 같았거든요.


우선 글을 올리면 조금이라도 돈을 준다는 플랫폼인 얼룩소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돈의 액수가 중요하지는 않아도 나에게 글을 쓸 동기부여를 하고 재미를 주는 사이트였습니다. 확실히 얼마라도 입금이 되니 더 꾸준히 글을 쓰게 되더군요. 몇 개월 뒤에 브런치에도 글을 같이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네이버 포스트에도 올릴까 말까 고민은 했었지만 두 개 플랫폼으로 일단 꾸준히 매일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건 습관을 만들기 위한 첫째 조건인 재미를 느끼도록 만들어라를 충족시켰습니다. 재미가 없으면 (또는 즐겁게 만들지 못하면) 지속가능성이 확 떨어집니다.


다음으로 준비한 것은 환경 조성입니다. 아침마다 운동을 하고 싶다면 신발장 바로 옆에 운동화, 운동복, 양말, 등 바로 뛰어나갈 수 있는 준비물을 완전히 준비해 두어야 아침운동이 쉬워지는 것과 같이, 글쓰기 역시 환경에 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저는 노트북으로 글을 쓰는데요, 이 노트북의 위치가 가장 중요했습니다. 글쓰기에 대한 책을 몇 번 읽었는데, 거기서도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샘솟듯이 나올 거라 기대하지 말고 매일 같은 자리에 앉아서 꾸준히 글을 쓰라고 말하더군요.


저는 공부방에서 글을 쓰는 건 포기했습니다. 그 자리에 앉아서 게임을 하거나 뉴스를 보는 등 농땡이를 부린 적이 많아서 그 자리와 몰입의 자세는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일부러 식탁에 노트북을 세팅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반드시 글만 쓴다는 각오를 하고 식탁의자 하나를 편한 의자로 교체했죠. 매일 동일한 자리에 앉습니다. 매일 동일한 시간대에 글쓰기 준비를 합니다. 매일 노트북을 열면 오늘의 아이디어부터 읽고 글을 쓸 준비를 합니다. 이렇게 스스로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습관의 두 번째 조건인 것 같습니다.


9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글을 평일에 매일 썼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내가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한 나의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한다면, 왜 매일 글을 쓰지 않는 거지?라는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휴가 기간이라면 몰라도, 주말이라고 글을 쓰지 않는다는 것은 나 스스로를 기만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 거죠. 이것이 회사일도 아닌데 왜 평일에만 쓴다는 제약을 스스로 한 것인지 의아했습니다. 아마도 이것도 일의 한 종류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정말 중요한 일이라면, 매일 해야 합니다. 글을 쓰는 행위가 아니더라도, 글을 쓰기 위해 아이디어를 모으고, 정보를 조사하고, 책을 읽으며, 더 좋은 방법을 고민하는 일은 매일 해야 하는 일인 겁니다. 격일로 하는 것이 있다면 그건 그만큼 내 인생에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가 되는 거죠. 그래서 3월부터는 매일 글쓰기에 대한 노력을 투자하기로 결심했습니다. 3월 1일에 글을 쉬고 나니 나 자신에게 좀 어이없어지더라고요. 세 번째 습관을 장착하기 위한 조건은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실패하더라도 바로 재도전해야 합니다. 다이어트를 하기로 결심했는데, 과자를 봉지째 뜯어서 먹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면, 거기서 포기하고 봉지를 전부 해치우는 것이 가장 안 좋은 결과입니다. 그 상태 그대로 일어나서 봉지를 닫고 원래 계획으로 돌아가면 됩니다. 사람인데 당연히 하루 이틀 실패하고 빠질 수도 있는 거죠. 포기하지 않고 바로 재도전하면 그뿐입니다. 너무 스트레스받지 마세요. 결국 어떤 좋은 습관이라도 나 자신이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것뿐이잖아요?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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