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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무 Mar 13. 2023

도파민이 훔쳐가는 현재를 보호하라

방어 비책 세 가지

도파민형 인간 - 교보문고 홈페이지 표지 갈무리


도파민은 네이버 지식백과에 의하면 뇌신경 세포의 흥분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의 하나라고 합니다. 흔히 쾌락 호르몬이라고 칭하기도 하죠. 그런데 도파민형 인간이라는 책에서 보면 정확하게는 쾌락 자체를 만들어내는 호르몬이 아니라고 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기대심리 호르몬에 가깝다고 합니다.


도파민의 관점에서 보면, 어떤 것을 가지거나 달성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고 합니다. 단지 그 과정에 대한 기대가 중요한 거죠. 예를 들어 다리 밑에 사는 사람은, 도파민이 텐트를 원하게 합니다. 텐트에 살게 되면, 집을 원하게 합니다. 강남 수십억짜리 아파트에 살게 되면, 유럽의 성에서 살고 싶어 집니다. 결국 계속 더, 더, 더를 요구하는 호르몬이란 거죠.


만약에 자신의 도파민을 다스리지 못한다면 결국 사람은 항상 미래 시점만 바라보고 현재 시점에 행복해질 수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몇 달을 시간을 들여 여행을 계획하지만, 여행 자체를 즐기지 못하고 바로 다음번 여행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하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도파민이라는 녀석인 셈이죠. 도파민은 내가 항상 뭔가를 갈구하게 만듭니다. 절대 지금 행복하도록 놔두지 않습니다.


그럼 우리는 현실을 살아가면서 매일 미래만 바라보느라 지금 이 순간 행복하지 못하게 만드는 이 도파민이라는 놈을 어떻게 방어해야 할까요? 


1 내 머릿속 생각 비우기


내 머릿속에 생각이 너무 많으면 마인드 맵 하듯이 이곳저곳으로 생각이 계속 뻗어나가게 됩니다. 내 목표를 분명히 결정하지 않거나, 어디에 확실하게 기록하지 않았다면 지금 편안하게 쉴 수가 없죠. 계속 딴생각이 나거나 이렇게 하면 어떨까 하면서 잡생각이 늘어나게 될 겁니다. 그러니 기록 시스템을 만들어 거기에 생각을 뱉어 놓아야 합니다.


앱을 사용해서 기록해 두어도 좋고, 실제 노트에 펜으로 기록해도 좋습니다. 기록 시스템은 반드시 있어야 하지만 그 종류는 자신이 편리한 대로 사용하시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반드시 머리에서 기록 시스템으로 다운로드해야 한다는 점이죠. 그렇지 않으면 도파민 시스템이 마음껏 상상하는 방식으로 미래를 멋대로 그려 버립니다. 당연히 지금 이 순간은 안중에 없게 돼버리는 거죠.


2 중요한 일은 빨리 해치워 버리기


중요한 할 일이 남았는데 지금 유튜브를 보고 있다면 만족스러울까요? 했어야 하지만 아직 하지 못한 그 일이 계속 생각나겠죠? 아이들과 놀고 있는데 답변하지 못한 그 중요한 메일이 남아있다면 아이들과 어울리는데 진심일 수 있을까요? 중요한 일은 최대한 빨리 끝내야 그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 번에 끝내기 어렵다면 분할해서 하루치 단위로 끊어놓더라도, 그 일을 계속 생각할 필요 없도록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제대로 쉬고 디톡스 하기 위해서는 하다가 만 중요한 일이 있으면 안 됩니다. 그래서 할 일 목록이 아니라 하루에 한두 가지 필수 업무목록을 관리하는 것이 스트레스 관리에 더 좋은 거죠. 이런 중대한 필수적인 업무를 내 스케줄에서 완료하면 내 머릿속에서도 지워버릴 수 있습니다. 그럼 도파민이 나에게 미래의 어떤 일을 계속 상상하게 만드는 것보다 훨씬 관리하기 쉬워질 겁니다.


3 작은 일에 감사하기


갑자기 감사를 하라니 좀 뜬금없나요? 오늘 아침에 막내가 등원하기 전에 집안을 완전히 어질러놓는 사고를 쳤습니다. 다 치우지 못하고 등원을 해야 했죠. 너무 얄미웠습니다. 그런데 차를 타고 가면서 해맑게 미소 짓는 녀석을 백미러로 바라보니 내가 왜 화를 냈을까. 이렇게 어여쁜 딸인데. 내 딸이 있어서 너무 감사하네..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지금 운전하는 그 순간이 행복하고 감사했죠.


매 순간 작은 일들이 발생할 때 속으로 감사를 한다면 바로 그 순간을 제대로 살고 있는 것입니다. 감사는 삶에서 부정적인 기운을 가장 확실하게 몰아내는 원동력 중에 하나입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아주아주 행복하고 감사할 거리가 넘치는 사람들입니다. 대한민국이라는 자유 국가에서 태어나 내가 원하는 것을 선택할 자유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같은 지역이지만 북한에 태어났다면? 또는 시대가 조선이라면? 멀리 가지 않고 한국전쟁 시기라면? 생각할수록 감사할 거리는 넘쳐납니다.


학교에 다닐 수 있어서 감사하고, 내가 원하는 글을 쓸 자유가 있어서 감사하고, 호주산 일지언정 소고기를 먹을 수 있어서 감사하고, 땡기면 무엇이든 시켜 먹을 수 있는 시대에 감사합니다. 내가 이것을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것을 할 수도 있다는 선택의 힘이 주어진 것에 감사합니다. 도파민이 계속 나에게 더 많은 것을 원하라고 명령할지라도, 내가 이 순간 감사를 하면 할수록 상상 속에 살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을 제대로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도 그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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